"일본도 JAL 지원에 12조원 부어…예비비용도 고려한 지원"
"영구채 주식전환은 최종 카드용…매각 무산 대비 안전장치 마련"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산업은행은 23일 발표한 1조7천300억원 규모 금호고속·아시아나항공[020560] 지원안의 최대 취지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한 회사가치 정상화라고 설명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금호산업[002990] 대주주인) 금호고속에 지원이 되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자체가 무산될 위험이 있다"며 "자금지원은 모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 대주주나 이전 사주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원 규모가 커 보이지만, 만일에 대비해 예비용으로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게 회사 매각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정재경 구조조정본부장과 일문일답.
-- 아시아나항공 1조6천억원 지원은 어떤 기준으로 정한 것인가.
▲ (최대현) 먼저 영구채 지원은 회사 부채비율을 동종업계 수준으로 가져갈 것을 계산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됐을 때 전환권으로 어느 정도가 되면 최대주주가 될 수 있을지 고려했다. 많아 보이나 일본이 2009년 일본항공(JAL)을 지원할 때 약 12조원이 들어갔다. 예비로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게 회사 매각에도 유리하다.
▲ (정재경) 인수·합병(M&A) 기간에 혹시 신용경색이 일어난다면 최대 자금 부족 규모를 계산하니 약 1조6천억원이었다. 대우조선해양[042660]도 2조8천억원 크레딧라인을 줬으나 잔액을 하나도 쓰지 않았다. 영구채가 발행되면 시장에서 해결될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실제 지원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
-- 영구채가 주식으로 변한다면 지분율이 몇 퍼센트 정도인가.
▲ (최대현) 30% 내외다. 다만 영구채 전환은 최종으로 쓰는 카드가 될 것이다.
-- 금융지원 규모가 큰 것에 비교해 내용은 이전과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 (최대현) 조기에 매각을 해서 대주주를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금을 넣는 게 중요하다. 매각을 위한 안전장치가 들어가 있다.
(정재경) "매각 무산시 아시아나 지분을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라는 부분의 내용이 매우 크다. 무산 시에 그다음 조치를 취할 안전장치까지 있는 것이다.
-- 영구채 금리 수준은.
▲ (최대현) 7% 초반 정도 산정된 것으로 안다.
--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한다는 의미는.
▲ (정재경) 1차 매각이 무산된다면 매각 조건을 변경하는 것까지 고려한 내용이다. 지금은 구주를 매각하고 신규 투자자 유치를 통한 자본확충을 진행하는데, 구주 매각을 일부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구주의 매각 조건을 완화한다든지 이런 여러가지 조건을 채권단이 제안해서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 채권단 역할 분담이 어떻게 되나.
▲ (최대현) 9개 채권기관이 두 차례 회의했다. 첫 자구안은 수용하지 못한다는 전원 동의를 얻었고, 다시 매각 포함해서 왔을 때 다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일반 시중은행은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표시했다. 그래서 이번 지원은 산은과 수출입은행만 들어가는 것으로 됐다. 다만 협조 사항으로 시중은행들이 현재 가진 여신은 잔존이나 리볼빙(일부 결제금 이월)은 요구해놓은 상태다.
-- 매각 시한은 약속했나.
▲ (최대현) 일정을 정해놓으면 다급해지거나 매수자를 충분히 검토 못 한 상황에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 다만 연내에 마무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정재경) 이르면 이번 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2개월 정도 실사한다. 실사가 끝나면 주관사와 협의하고 잠재 투자자나 이해관계인 의견을 들어서 구체적 매각 방침을 정할 것으로 본다.
--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 지분과 주식담보대출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정재경)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이 45.3%다. 이 지분을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1천300억원 대출을 받았는데, 이 대출이 25일 만기다. 산은이 1천300억원을 금호고속에 대출하면 그것을 상환하고, 우리에게 다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다.
-- 박삼구 전 회장의 지배권도 인정하면서 금호산업 지배력을 산은이 가져가는 의미인가.
▲ (정재경) 그건 확대해석이다. 금호산업의 소유지배구조가 흔들렸을 때 금호산업 아래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별개가 아닌 묶음이다. 금호고속 자체도 국가 경제에 의미 있는 회사다. 국내 고속사업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609대를 운영한다. 금호고속이 도산했을 때 국민 불편도 확대될 위험이 있다. 박 전 회장 지배력을 인정해주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 영구채로 조달하는 5천억원 자금은 어디 쓰나.
▲ (최대현) 회사 매각에 매우 중요한 것이 회사 가치다. 전체 영업과 안정성이 이 회사 가치에 중요하다. 지연된 물류 대금 등을 선지급해 정상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다.
-- 영구채로 부채비율을 낮추면 몇 퍼센트 정도 되나.
▲ (최대현) 700% 정도다. 영업 리스가 부채로 잡는 부분이 350%가량 된다. 업종 특성 때문에 높아 보이나 여타 항공사보다 높지 않다.
-- 금호리조트 매각과 관련해 협의한 내용이 있나.
▲ (최대현) 아시아나항공 손자회사를 하나하나 발라내거나 금호 희망대로 가다가는 거래 진행이 안 된다. 그래서 아시아나가 가지고 있는 그대로 일괄매각을 추진한 것이다. 일부 매수자가 동 사업이 자신의 사업하고 중복된다는 등 이유로 뺐으면 좋겠다고 하면 그 부분은 열어놓는 정도다. 매각 진행 과정에서 금호가 원하기 때문에 몇 개 회사를 빼는 것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hye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