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당, 당규 개정해 6월까지 메이 총리 축출 계획"

입력 2019-04-23 18:26  

"英 보수당, 당규 개정해 6월까지 메이 총리 축출 계획"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메이 총리에 사퇴일자 밝히도록 압박 예정
정부, 노동당과 브렉시트 협상 재개…일부선 추가 승인투표 개최 요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Brexit) 강경론자들이 브렉시트 추가 연기 및 유럽의회 선거 참여 결정에 반발해 테리사 메이 총리 불신임을 다시 추진한다.
영국 보수 일간 텔레그래프는 23일(현지시간)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가 이날 간부진 회의를 통해 당대표 불신임 규정 변경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보수당은 지난해 12월 12일 메이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했다.
당시 보수당 하원의원 317명이 참가해 '테리사 메이 총리를 당 대표로 신임하는가'를 놓고 찬반 투표를 벌였고, 찬성 200표, 반대 117표로 메이 총리는 83표차 승리를 확정했다.
보수당 당규에 따르면 신임투표에서 과반 지지를 확보하면 당 대표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으며, 1년 내에는 다시 신임투표를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는 오는 12월까지는 불신임 위협 없이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1922 위원회'는 당규를 개정해 신임투표를 다시 개최할 수 있는 기간을 기존 12개월에서 6개월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당규가 개정되면 오는 6월 12일 메이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가 다시 열릴 수 있다.
현재 메이 총리에 대한 보수당 내부의 불만을 고려하면 메이 총리가 신임투표에서 다시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은 메이 총리를 만나 정확한 사퇴 일자를 밝히지 않으면 당규 개정을 통해 불신임이 또다시 추진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보수당 내 지역협회장 70명 이상이 총회를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이들은 보수당 전당대회를 열어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대로 전당대회에서 별도의 불신임 투표가 열리더라도 결과는 구속력이 없지만 메이 총리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의 반발은 브렉시트 장기 연기 때문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를 오는 6월 말까지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EU는 지난 10일 열린 브렉시트 긴급정상회의에서 영국의 EU 탈퇴시한을 10월 말까지 추가 연장하되, 영국 의회가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 즉각 탈퇴할 수 있는 '탄력적 연기'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오는 5월 23일부터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리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이 유럽의회 선거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면서 보수당의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메이 총리가 선거 참여를 피하고 EU 탈퇴협정 승인을 위해 제1야당인 노동당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 역시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 중 '미래관계 정치선언'과 관련해 EU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 잔류 등을 놓고 노동당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EU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에 남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만큼 노동당과의 협상에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메이 총리는 부활절 휴가를 마치고 의회가 다시 열리는 이날부터 노동당과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반면 앤드리아 레드섬 하원 원내총무,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크리스 그레일링 교통부 장관 등 내각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노동당과 협상 대신 추가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열어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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