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 레이스 새 국면 접어들며 재점화 전망
정치관록·지명도 '강점'…고령·부적절 신체접촉 논란 '걸림돌'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혀온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이 오는 25일(현지시간)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미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1998년, 2008년에 이은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후보 난립 현상을 보여온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며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동안의 '장고'에 마침표를 찍고 25일 동영상을 통해 공식 출사표를 던지며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그는 출마 선언을 통해 경제 관련 메시지와 노동조합들과의 강한 연대감을 강조하는데 주안점을 둘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맞서 싸울 정치의 모습과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할 예정이라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는 29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찾아 노동조합 관계자들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세전에 나선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긴 '적진'이기도 하다.
그는 조기에 투표가 이뤄지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주도 잇따라 찾을 예정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로써 19번째 대선 경선 주자가 된다. 후보군이 20명 안팎에 달하는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공식 합류하면 주요 주자들의 출마 선언은 일단락된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델라웨어주에서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 8년간 부통령을 역임한 바 있다.
AP통신은 "화려한 정치 이력 등을 감안할 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선두주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6일 트위터 글을 통해 민주당 경선이 결국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양자 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소방관 연합이 금주 안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히고 본격적인 자금 모금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외곽 지지세력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중량감 있는 정치 관록과 높은 대중 지명도, 노동자 계층 출신이라는 성장 배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임한 점 등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내 관문을 넘고 본선행 티켓을 따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당장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논란이 선거전 내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앞서 2014년 네바다주 부지사 민주당 후보였던 루시 플로레스와 2009년 짐 하임스 당시 민주당 하원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에이미 래포스가 '부적절한 스킨십'을 폭로하는 등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부터 불쾌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만 7명에 이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역풍이 확산하자 처신에 주의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피해 여성들에게 명확히 사과하지 않는 등 불씨를 남겼다.
당내 세대교체 바람이 몰아칠 경우 고령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는 민주당 예비주자 가운데 버니 샌더스(77) 상원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이와 함께 보다 '왼쪽'으로 기운 민주당의 이념 좌표를 감안할 때 바이든 전 부통령의 중도적 성향이 외연을 확장하는 '약'이 될지 아니면 전통적 지지층 사이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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