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핵심 최선희, 1차북미회담 직전 金 방중 때도 수행…'제재돌파구' 모색할 듯
러는 철도·도로·에너지 관련자 총출동…남북러 가스관·철도 연결 논의 전망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대면이 임박하면서 양국 수행단의 윤곽이 드러났다.
수행단 규모는 비교적 단출하지만, 북미 교착국면 속 '제재 완화'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북한과 정치·경제적으로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러시아의 의지가 읽힌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 위원장의 러시아 향발 소식을 전하면서 김평해(인사 담당)·오수용(경제 담당)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영길 군 총참모장이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 중 단연 주목되는 인물은 북한 대미외교의 실세 중 실세인 최 제1부상이다.
1,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외하면 최 제1부상이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 수행단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해 5월 전격 이뤄진 2차 방중 때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1, 2차 북미정상회담과 네 차례 김 위원장 방중때 매번 수행했던 리 외무상의 경우 '외교장관'이라는 점에서 북러정상회담 수행단에 포함된 건 당연한 일로 평가된다.
반면 대미협상팀 실무 책임자인 최 제1부상이 2차 방중에 이어 방러 길에 따라나선 만큼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에 자신들이 취한 비핵화 선제 조치 등을 거듭 강조하면서 '제재완화'를 위한 적극적인 여론 조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도 23일(현지시간) 회담 의제와 관련 "핵심 관심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러시아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고비마다 핵실험장 폭파와 탄도 미사일 발사 중단 등 북한의 비핵화 선제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안보리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북한의 '단계적·동시 행동원칙'에도 지지를 표명해왔다.
러시아 측에선 각 경제 부처 장·차관 등이 총출동한다.
타스통신은 러시아 측 대표단이 유리 트루트네프 부총리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예브게니 디트리히 교통장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개발부 장관, 올렉 벨로제로프 철도공사 사장, 아나톨리 야노프스키 에너지부 차관으로 구성됐으며 우샤코프 보좌관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회담에 참석한다고 전했다.
교통장관과 철도공사 사장, 에너지부 차관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볼 때 북러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교통수단 향상을 비롯한 경제협력 문제가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푸틴 대통령이 역점을 두는 극동지역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구가 부족하고 낙후한 극동지역 개발의 경우,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노동자를 파견하는 북한과, 노동력 확보가 절실한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한러 양국이 관심을 보이는 남북러 3국 간 전력망·가스관 연결에도 북한의 협조가 필요하다.
과거 활발하게 추진했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북한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 등과 관련한 협력 논의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 역시 국가 예산과 경제 전반을 관장하는 오수용 당 경제부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과 내각 행정·경제 관료 인사를 전담하는 김평해 당 부위원장이 베트남에 이어 러시아 방문도 수행해 북러 정상회담 결과를 매개로 한 경제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당초 수행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던 김영재 대외경제상은 25∼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하게 되면서 명단에서 빠졌다.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길을 대부분 수행했던 노광철 인민무력상 역시 23∼25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연례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그를 대신해 군 인사로는 리영길 군 총참모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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