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의원 사개특위서 "반대표 던지겠다"…바른미래, 사보임 카드 강행 주목
여야4당, 내일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 예정…한국당, 결사 저지 투쟁
오 의원 사보임 여부 놓고 민주-한국 상반된 해석…文의장-한국당 갈등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이 바른미래당의 '오신환 의원 반대' 변수로 급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의 첫 관문인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사개특위의 의결정족수 부족에 따른 패스트트랙 좌초 위기감이 나오는 가운데 바른미래당이 오 의원의 사보임 카드로 정면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법안들을 패스트트랙에 태우기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공직선거법 개정안)와 사개특위(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전체회의는 25일 예정돼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여야 4당이 마련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은 지역구 225석·권역별 비례 75석 고정 및 연동률 50% 적용, 선거권 연령 만 18세로 하향 등이 핵심이다.
사법개혁 법안들은 여야 4당이 발의에 앞서 최종 조율 작업을 하고 있다.
법안들이 패스트트랙을 타려면 각각 18명인 정개특위, 사개특위에서 재적 위원 5분의 3(1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정개특위는 한국당(6명)을 제외한 12명이 패스트트랙에 찬성하는 입장이라 큰 문제가 없어 보이나 사개특위 상황은 복잡하다.
사개특위의 여야 4당 의원 수는 11명(민주 8명, 바른미래 2명, 평화 1명)이라 한명의 이탈만 있어도 패스트트랙은 물 건너간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 오 의원이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공수처 설치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하면서 잡음이 일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 의원을 최대한 설득해 보겠다면서도 설득 실패 시 사보임을 강행할 의사를 내비쳤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민주적 절차에 의해 합의안이 추인된 만큼 합의한 대로 추진하는 게 당에 소속된 의원의 도리"라며 "추인된 결과에 따라 집행할 책임도 원내대표에게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의 한배를 탄 여야 4당은 오 의원의 사보임 카드를 사용해서라도 패스트트랙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한국당은 오 의원의 사보임 절대 불가론으로 맞섰다.
민주당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논평 등을 통해 "사보임은 의장과 교섭단체 대표의 권한이 명백하다"며 "한국당도 2월 임시국회에서 함진규 사개특위 위원을 사보임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후 긴급 의총에서 오 의원이 자신의 사보임에 반대하는 점을 염두에 두고 "사보임은 본인 의사가 먼저"라며 "임시국회에서는 원칙적으로 사보임이 되지 않아 다른 당 원내대표들의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의 사보임 문제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한국당 간 갈등으로도 번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오전에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 오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해선 안 된다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문 의장과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문 의장이 쇼크 증세로 병원에 후송돼 입원하기도 했다.
문 의장의 임이자 의원 성추행 의혹 논란도 불거졌다.
한국당은 문 의장이 사보임 입장을 재차 묻는 임 의원의 양 볼을 두 손으로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하며 문 의장의 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임 의원이 문 의장을 가로막으며 '저를 막으면 성희롱'이라고 하자 문 의장이 임 의원 볼 쪽으로 손을 가져가면서 '이러면 성추행이냐'고 했을 뿐 손이 볼에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 의원의 사보임 여부는 패스트트랙의 성사 여부와 함께 바른미래당의 미래를 좌우할 변수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바른미래당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찬성파와 반대파 간 해묵은 감정싸움이 고스란히 드러난 가운데 오 의원의 사보임 강행은 바른미래당 분당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공조'의 여야 4당과 '결사 저지'의 한국당이 강한 충돌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 의원 변수마저 불거져 여의도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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