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플·스노플레이크의 새 뜻 등 인터넷·대중문화 용어 대거 올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미국의 권위 있는 메리엄웹스터 영어사전이 인터넷·대중문화 용어를 대거 포함해 640개의 새로운 영어 단어를 사전에 올렸다.
메리엄웹스터는 실생활에서 기존과 다른 의미로 통용되거나 새롭게 만들어져 쓰이는 단어를 새로 사전에 수록했음을 23일(현지시간) 밝혔다고 CNN·ABC방송과 일간 보스턴 글로브 등이 전했다.
정식으로 등록된 단어를 보면 우선 원래 작은 벌 등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뜻하는 '버지'(buzzy)가 눈에 띈다.
이 단어에는 '드라마나 영화 등이 막을 올리기 전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인기를 누리는 것'이라는 뜻이 더해졌다.
예를 들어 "The Avengers:Endgame is such a buzzy new movie" 하면 "새로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개봉 전부터 참 인기가 많은 영화다"라는 의미다.
대중문화와 관련된 의미가 추가된 또 다른 단어는 본래 남자 이름인 '스탠리'(Stanley)'의 애칭에서 유래된 '스탠'(stan)이다.
'광적인 팬', '특정 유명인사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행위 또는 사람'을 뜻하는 이 단어는 세계적인 유명 래퍼 에미넘(Eminem)이 2000년 발표한 동명의 히트곡에서 유래됐다.
이 노래는 에미넘의 광팬인 스탠이 그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냈으나 답장을 받지 못하자 분노를 못 이겨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탠'은 동사로도 쓰인다. "그녀는 방탄소년단(BTS)의 광팬이다"라는 문장은 영어로 "She stans hard for BTS"라고 옮길 수 있다.
친숙하던 단어들에도 새로운 뜻이 더해졌다. 보라색을 의미하는 '퍼플'(purple)에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이 혼재해 있는 지역'이라는 정의가 추가됐다.
이는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과 공화당의 상징인 빨간색이 섞였을 때 보라색이 되는 데서 비롯됐다.
'스노플레이크'(snowflake)도 더는 눈송이라는 뜻만으로 쓰이지 않는다. 새로운 의미가 두 가지 추가됐다.
'특별 대우를 받거나, 그렇다고 여겨지는 사람' 또는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손대면 금세 녹아버리는 눈송이처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이들을 빗댄 단어다.
"저 사람은 정말 예민해. 무슨 말만 하면 짜증 낸다니까"라는 문장은 "That dude's a snowflake. Whatever I say makes him angry"라고 쓸 수 있다.
아울러 말 그대로 '전기 플러그를 뽑다'라는 뜻으로 주로 쓰이던 '언플러그'(unplug)는 '스마트폰 등의 전기기기나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고 잠시 쉬다'는 비유적인 의미가 더해져 사전에 올랐다.
"I'm going to unplug during this summer vacation"은 "나는 이번 여름휴가 때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을 전혀 쓰지 않을 거야"로 번역할 수 있다.
새롭게 쓰이는 합성어도 여럿 사전에 올랐다. 쓰레기(garbage)와 시간(time)의 합성어인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은 스포츠 경기 등에서 종료 시각은 얼마 안 남았을 때 한쪽이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어 감독 등이 선수를 2군으로 교체하거나 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가다(go)와 컵(cup)의 합성어인 '고컵'(go-cup)은 카페 등에서 음료를 포장해서 나갈 때 쓰는 플라스틱·종이컵을 가리키는 단어로 새로 사전에 올랐다.
메리엄웹스터는 "영어라는 언어가 절대 잠들지 않는 것처럼, 사전도 잠들지 않는다"며 "사전 개정 작업은 단어로 세상을 풀어내려는 문화의 필요를 반영해 꾸준히 이뤄진다"고 밝혔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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