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도 차량 짝홀수제 시행…스마트폰은 이미 필수품"

입력 2019-04-28 08:00  

"평양도 차량 짝홀수제 시행…스마트폰은 이미 필수품"
지난달 방북 재미언론인 "하노이회담 결렬 분위기 못느껴…대대적 개발 한창"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평양에 사는 주민들조차 '자고 일어나면 바뀐다'고 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하노이 회담 결렬 분위기는 전혀 느끼지 못했고, 곳곳에서는 대대적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방북한 재미언론인 로창현씨는 28일 연합뉴스에 평양의 최근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온라인매체 뉴스로(Newsroh) 대표기자로 활동 중인 그의 방북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번 방북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이뤄졌다.


로씨는 평양을 '거대한 공사판'에 비유했다. 과거 남측의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개발 시대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평양 외곽에서도 대규모 건물 공사가 한창일 정도로 개발이 한창이었다"며 "북측 안내원들이 사진 촬영 시 가급적 공사현장 촬영은 자제해달라고 했는데, 아파트나 건물 공사현장이 너무 많아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려도 피해갈 수 없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갔더니 택시가 너무 많아 (당국에서) 20% 정도를 줄여 지방으로 돌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남측처럼 차량 짝·홀수제를 하는 데도 일부 구간은 교통체증이 심한 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전기자전거 이용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며 "거리에서 마주치는 5대 중 1대꼴로 전기자전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휴대전화도 이미 '필수품'이 됐다.
"외부로의 인터넷 연결은 안되지만, 자체 인트라넷을 통해 북한 주민들도 다양한 콘텐츠를 휴대전화로 이용한다"며 "손전화가 필수품화되면서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다 보니 생활 전반에 걸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과학자거리의 초고층 아파트 내부를 방문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김책공업종합대학의 한 공학박사 내외가 사는 가정집으로, 대동강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에 방 네개인 50평대 아파트"라며 "거실에 평면TV가 걸려 있었고, 탁구대가 있을 정도로 큰 베란다가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려명거리에 비슷한 아파트 건설을 추가로 계획 중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공계 인재들에 대한 우대정책을 펴왔으며, 2015년 평양 도심 한복판인 중구역에 미래과학자거리를 조성하고 북한 최고 이공계 종합대학인 김책공대 교수와 연구원들에게 무료로 아파트를 공급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 '위축된' 분위기는 없었을까.
"미국에 대한 적개심은 아예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만난 평양 주민들도 드러내놓고 말은 하진 않지만, 전쟁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진 듯했고, 거리에 붙은 구호의 90%는 경제건설을 독려하는 내용이었어요."
다만 제재 장기화와 관련해서는 "오랜 시간 제재 속에서 단련돼 자기들 나름대로 살길을 백방으로 찾은 듯했다"면서도 "제재로 인해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의약품 등이 부족해 치료를 못하는 웃지 못할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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