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세계 최대 규모 '아그보그블로시 쓰레기 처리장' 마을 조사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아프리카 가나 수도 아크라에 있는 전자제품 쓰레기 처리장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며 가장 오염된 장소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처리장인 아그보그블로시(Agbogbloshie) 주변에 풀어놓고 키우는 닭이 낳은 달걀을 환경단체들이 조사한 결과 다이옥신과 폴리염화비페닐이 검출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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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보그블로시에는 오래된 컴퓨터와 냉장고와 같은 전자폐기물(e-폐기물)이 사방에 널려있고, 대부분이 유럽 등에서 불법수출한 것들이다.
이곳에서는 약 8만명의 주민이 전자폐기물을 태워 구리를 얻는 등 각종 금속과 부품을 추출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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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펜(Ipen)과 바젤 행동네트워크(Basel Action Network)라는 두 개의 환경단체는 이 마을에서 나온 달걀을 분석한 결과 화학물질이 검출됐고, 특히 달걀 한 개만 먹어도 유럽식품안전청의 염화 다이옥신 허용치를 220배 이상 초과한다고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보고서의 주 저자인 진드리히 페트릭은 "다이옥신은 아주 적은 양이라도 독성이 강하다"며 "샘플조사 결과 매우 많은 양의 유독성 화학물질이 e-폐기물로 아프리카에 도달해 먹이사슬에 침투하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보고서를 통해 유럽으로부터 가나와 탄자니아,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에 유독성 폐기물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스톡홀름 협약'에 따른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톡홀름 협약은 다이옥신 등 12개 유해물질의 생산·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체결된 국제협약으로 2004년 5월 발효됐다.
가나 환경보호청 관계자는 "유럽은 더는 독성물질이 있는 e-폐기물을 가나와 같은 개발도상국으로 보내면 안 된다"며 "아프리카 국가들은 고농도 유기 오염물질을 함유한 폐기물을 처리할 기술적 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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