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산업자본주의에서 전환…사회보험체계도 전환해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2019 한국 노동사회 포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제품 생산과 판매로 돈을 버는 산업자본주의 체제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중개 서비스인 플랫폼 자본주의로 빠르게 바뀌면서 이 시스템에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의 사회보장 제도도 기존 사회보험체계가 아닌 기본소득 보장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백년의 시민, 노동의 미래-한국 노동체제 다시 짜기'를 주제로 '2019 한국 노동사회 포럼'을 열었다.
백승호 가톨릭대 교수는 '플랫폼 경제와 대안적 사회보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플랫폼 자본주의가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기본적 소득 보장이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기업가치 세계 10대 기업 중 7개가 아마존, 구글 등 플랫폼 기업이었고, 2016년 유니콘 기업 10개 중 7개가 플랫폼 기업이었다.
플랫폼 기업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여기에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 비율도 올라가고 있다.
미국의 프리랜서 유니온은 2014년 미국 노동인구의 34%가 플랫폼 노동, 일용직, 임시직, 우버 드라이버 등 독립계약자와 자영업자로 본다. 한국도 약 9∼30%가 플랫폼 노동과 같이 고용 관계가 모호한 노동자로 추정된다.
플랫폼 노동자는 플랫폼 기업과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회원'으로 계약 관계를 맺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과는 '업무계약' 관계를 맺는다. 임금 고용 계약관계가 아닌, 근로자만 있고 사용자는 명확하지 않은 형태다.
이 때문에 현행 근로기준법에서 근로자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4대 보험과 같은 사회보장을 제대로 받기 어렵다.
물론 특수고용직 형태로 가입할 수 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사실상 사회보험에서 배제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보험 제도 안에 플랫폼 노동자를 포함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용자와 근로자를 따지지 않고 기업은 사업소득에서, 근로자는 노동소득에서 일정 부분을 부담해 사회 전체 기금을 만들어 보장하는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
또 다른 대안은 기본소득 도입이다. 플랫폼 자본주의가 사회에서 만들어낸 데이터 자원을 사실상 공짜로 축적해 이용하는 만큼 데이터 비용을 사회에 지불하고 이를 통해 기본소득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백 교수는 "플랫폼 자본주의에서는 전통적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국가 체계와 맞지 않는다"며 "노동력 재생산 지원 기능을 하는 사회보험보다는 일반 지성의 활동을 지원하는 기본소득이 제도적으로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 노동의 공공적 가치와 노동복지 ▲ 노동공공성과 노동존중의 사회공간 구성 ▲ 디지털 전환과 새로운 노동세계 ▲ 노동공공성과 포용적 노동시장 ▲ 한반도 협력시대와 노동 ▲ 한국의 사회적 대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6개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26일까지 진행된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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