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기명 논평서 주장…"모든 미국인에 대한 범죄"
"러시아 2020년 대선도 개입할 것…북한·중국도 그럴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워터게이트 사건처럼 의회가 청문회를 열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과 관련해 "의회는 뮬러 (특검의) 보고서에 기반을 두며 그 빈틈을 채우는 본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가 부패했고 미국의 민주주의가 습격당했으며 미국의 주권과 안보가 침해당했다는 것이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보고서 결론이라고 규정하고서 이런 의견을 표명했다.
힐러리는 1998년 공화당이 자신의 남편인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을 거론하며 곧장 탄핵 절차로 가는 것은 "그때도 실수였고 지금도 실수가 될 것이다"고 전망하고서 "워터게이트가 더 좋은 선례를 제공한다"고 예를 들었다.
힐러리는 최근 상황과 마찬가지로 워터게이트 사건 때도 부패·은폐의 증거를 찾아낸 수사가 있었고 청문회가 이를 보충했다며 "TV로 방영되는 청문회는 사실의 기록을 추가하는 것이며 결정적으로 어떤 두꺼운 법률 보고서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대중이 사실을 이해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시도와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힐러리는 "의회는 오늘 이 문제가 단순히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이 아니라 국가 안보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9·11 테러 후 의회가 독립적인 양당 위원회를 만든 것처럼 미국의 선거를 지키기 위해 비슷한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힐러리는 "모든 미국인에 대한 범죄가 저질러졌고 모든 미국인은 행동과 핵임을 요구해야 한다"며 "저지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2020년에 다시 (선거에) 개입할 것이며 중국이나 북한과 같은 다른 적들도 역시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힐러리는 자신이 공교롭게도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의 탄핵 심문 때 의회 법사위원회의 상근 변호사였고 1998년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추진될 때 영부인이었으며 9·11테러 이후 의회가 미국에 대한 공격에 대응할 때는 상원의원이었다고 이번 사안과 관련된 자신의 이력을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백악관 전·현직 참모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겠다며 의회에 출석하라는 소환장 발부를 주도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런 시도에 쉽사리 응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은 뮬러 특검의 수사에 협조했기 때문에 의회의 요구에 응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24일에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모든 소환장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반응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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