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점거·감금·탈출…'난장판 국회' 긴박했던 하루(종합)

입력 2019-04-25 17:15  

락토핏 당케어 광고 이미지
난각막NEM 광고 이미지
봉쇄·점거·감금·탈출…'난장판 국회' 긴박했던 하루(종합)
한국, 의원·보좌진 총동원 '육탄저지'…회의장 봉쇄
민주, '비상대기령' 속 법안 최종점검…긴급 투입 대비
바른미래 채이배 '6시간 감금'에 경찰·소방 출동…'오신환 사보임' 충돌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이은정 기자 =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디데이'인 25일 국회는 온통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패스트트랙을 실행에 옮기려는 여야 4당과 결사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대치가 이어졌다.
전날 한국당 의원들의 문희상 국회의장실 기습 항의방문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패스트트랙 저지 작전'은 시작됐다.
지난 2012년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 도입으로 자취를 감춘 국회 폭력사태의 전조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한국당은 오전 8시 30분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한 데 이어 패스트트랙 지정 의결을 위해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 전체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회의장 3곳을 봉쇄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봉쇄된 회의장은 정개특위가 주로 열린 행정안전위 회의실(445호)과 사개특위가 써온 245호, 그리고 220호였다.
한국당은 회의실마다 의원 20∼28명을 보내고 보좌진·당직자도 총동원했다. 사실상의 육탄방어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회의장 내 간이의자를 복도로 뺀 뒤 회의장 문 앞에 도열해 출입을 통제했다. 사개특위 회의장에서는 보좌진이 취재진을 상대로 "어디 가느냐"며 앞을 가로막는 장면도 목격됐다.
여야 4당이 언제 어디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전체회의를 개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수시로 삼삼오오 모여 전략을 논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국당은 '실력 저지'를 위한 인력 배치 방안도 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남성, 의원·보좌진 등에 따라 1차·2차 방어선을 짜는 등 물리적 충돌에 대비한 '전투 대형'을 갖춘 모양새다.
유사시 물리적 충돌로 감수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오후 들어 국회 운영위 회의실 앞에도 권성동·추경호 의원 등 한국당 관계자 15명이 긴급 투입됐다.
운영위원장실에 사개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이상민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몇몇 사개특위 위원이 모이면서 '운영위 회의실에서 사개특위 회의가 열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한국당 의원들의 긴급 투입과 함께 취재진도 몰려들었고, 이들은 카메라를 향해 '의회 민주주의 파괴, 선거법 공수처법 날치기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을 자극해 불필요한 충돌을 야기하는 대신 내부 전열을 정비하는 데 일단 주력했다.
민주당은 전날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소속 자당 의원들에게 '국회 비상대기령'을 내린 상태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상황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국회에서 비상대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날 국회에 계속 머무를 수 없는 정개특위 소속 박완주 의원을 권미혁 의원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언제든 '신호'만 떨어지면 곧바로 회의장으로 밀고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올릴 법안을 최종 정비하는 데 주력했다.
전날 정개특위에서 다뤄질 여야 4당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이날 민주당은 사개특위에 오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다듬었다.
이를 위해 낮 12시 50분부터 민주당 홍영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등이 속속 운영위원장실에 모여 최종 검토작업을 했다.
이들 법안이 성안되는 대로 패스스트랙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거대 양당인 한국당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에서 뚜렷한 대치 전선이 그려진 가운데 긴박한 국지전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한국당 의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으로 교체된 채이배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점거했다.
사실상 채 의원의 사개특위 전체회의 참석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채 의원은 기자들에게 "감금 상태"라고 표현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출입문 앞에 소파 등을 놓고 채 의원이 사무실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채 의원 측과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채 의원이 112·119에 '감금 신고'를 해 경찰과 소방관이 출동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채 의원은 출동한 소방관에게 '의원회관 창문을 뜯고 나가겠다'는 뜻도 전했다.
자칫 위험한 상황에 이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한국당 의원들은 물러섰고, 채 의원은 오후 3시께 극적으로 '탈출'했다. 이로써 사실상 6시간의 감금상태가 해소됐다.
채 의원은 곧바로 운영위원장실로 이동, 공수처 법안 및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논의에 참석했다.

애초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소속이었던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사임과 보임의 준말)되는 과정도 '007작전'을 방불케 한 팽팽한 줄다리기의 결과였다.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가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국회 의사과를 찾아 '오 의원 사보임 신청서' 접수를 원천 봉쇄하자,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팩스 제출'이라는 우회를 택했다.
허를 찔린 바른정당계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입원 중인 병원을 부랴부랴 찾았다. 1차 저지에 실패한 만큼 문 의장을 만나 '사보임 불허'를 설득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문 의장과 이들 바른정당계의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고, 그사이 문 의장은 오 의원의 사보임 신청을 허가했다. 팩스로 제출된 지 약 1시간 30분 만이다. 문 의장이 사보임 신청서에 서명했다는 소식을 접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의장이 날치기했다"고 강력 반발했다.
bangh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