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패스트트랙 후폭풍 경계하며 타협정치 모색하길

입력 2019-04-30 10:45   수정 2019-04-30 10:52

[연합시론] 패스트트랙 후폭풍 경계하며 타협정치 모색하길

(서울=연합뉴스)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법안이 곡절 끝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랐다. 이들 사안은 오랜 개혁 과제들로 여론의 높은 지지가 패스트트랙의 동력이 됐다고 본다. 패스트트랙에 오르기까지 어려웠던 여정은 총선을 1년 가까이 앞둔 정당들의 이해관계와 대결 구도도 고스란히 노출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찬성, 자유한국당의 반대, 바른미래당의 내부 찬반 이견은 정당별 이익과 개별 의원의 정치적 진로에 맞물린 선택으로도 이해된다.

그렇게 얽히고설킨 갈등 의제에 관한 입법 수단으로 국회법이 마련한 장치가 패스트트랙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상임위(정치개혁특위·사법개혁특위)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 등 최장 330일이 지나면 자동 부의·표결로 가는 것이 이 트랙의 경로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첩첩산중의 험로를 달릴 열차에 이제 막 탑승한 데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하게 일고 있는 패스트트랙 후폭풍이 갈 길은 멀고도 험하리라는 비관적 전망을 높여 심히 우려된다.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은 국회 충돌 과정에서 한 무더기 고발을 거두지 않을 태세고, 한국당은 천막농성을 하며 거리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다. 무리한 요구가 아닐 수 없으나 정당을 해산하라는 국민청원 동참자가 급증하고 있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합의처리 관행이 있는 선거법 개정을 트랙에 올려만 두고서 내년 4월 총선에 닥쳐서 처리하려 한다면 위험천만하다. 주요 정당, 그중 민주당과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숙려기간인 330일을 허송세월해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한 이르게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의처리를 꾀하길 촉구한다. 물론 두 당이 일정 기간 냉각기를 가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무한정 국회를 방치하고 격렬한 대치만을 지속한다면 그것은 공당의 태도가 아닐 것이다. 그로 인한 폐해는 언제나처럼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민주당은 20대 국회 전체 보이콧 의사까지 밝히며 장외투쟁을 확대하려는 한국당의 원내 복귀를 위해 실리와 명분 제공을 고민해야 할 때다. 더 많은 책임을 느끼며 더 큰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집권당 몫이다. 한국당도 제1야당의 무게가 가볍지 않음을 되새기며 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을 지속하는 것이 적절한지 숙고하길 바란다. 한국당은 '수(數)의 폭거'라고 비난하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원내 정당의 '다수결 정치'가 생산하는 법률과 정책이 민심을 더 얻고 있다면 전략을 다시 다듬어야 할지 모른다. 정치는 가능성을 창출하는 종합예술이다. 여야가 어느 순간, 꼬인 실타래를 풀고 국회에서 경쟁하는 것을 보고 싶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마이너스 경제성장률 속보치가 나오고 주요 기업 실적과 경기지표가 부진하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그런데도 경기 활성화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과 많은 민생·개혁 법안이 국회에서 기약 없이 대기 중이다. 하루빨리 국회가 민생을 위한 청신호를 밝히길 희망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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