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상] 인력파견·미용제품 유통 재일기업인 김명순

입력 2019-04-25 17:12  

[글로벌 한상] 인력파견·미용제품 유통 재일기업인 김명순
"문화 닮은 한국 인재 선호"…건강 스타킹으로 한중일 공략

(정선=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정치적 이유 등으로 한일관계가 삐걱대는 것과 별개로 일본 기업들은 외국인 노동자 중에서 한국인을 가장 선호합니다. 일 중독인 회사형 인간이 많다거나 어른 공경의 유교 문화 등 닮은 게 많아서입니다."
일본 나고야를 중심으로 인력파견과 미용제품 유통업을 하는 김명순(45) 아이디루블 대표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은 노동력 부족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외양뿐만 아니라 식습관까지도 비슷한 한국 인재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제21차 세계대표자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2001년에 설립한 아이디루블은 한국인을 일본 기업으로 파견하는 일과 일어-한국어 통·번역 업무를 통해 연간 1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나고야를 중심으로 주변 온천의 15개 피부관리숍에 한국인 피부미용사를 파견한 것을 비롯해 서비스업과 노인간호 분야에 인력파견을 중점적으로 펼친다.
그는 한국 청년이 일본에서 취업하려면 우선 갖춰야 할 능력으로 "일본어능력시험 2급 이상의 어학 실력과 대학 졸업장"을 꼽았다.
의사소통이 잘돼야 업무와 현지 사회에 빨리 적응 할 수 있기 때문에 어학 능력은 필수이며 대졸 이상이어야 취업 비자 등이 쉽게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일본도 사무직을 선호하고 몸을 쓰는 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늘고 있어서 호텔·레스토랑 등 서비스업과 노인간호 분야에 인력 수요가 많다"고 했다.
선진국에서 일해보겠다는 막연한 기대나 환상을 갖고 해외 취업의 문을 두드려서는 실패한다며 목표의식을 강조했다.
이왕에 해외 취업에 나서는 거라면 일본 비즈니스 문화와 노하우를 익혀서 현지 또는 귀국해 창업하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부터 미용과 건강 기능을 함께 고려한 고급 스타킹을 제조해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여성 인력파견을 중점적으로 펼쳐오면서 서 있는 일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스타킹이 없을까 궁리하던 것이 사업으로 이어졌다.
기존 제품들은 미용에 치중해 건강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스타킹 제조업체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구상한 제품의 제조를 문의했다. 마침 신제품 출시에 고민하던 업체를 만나게 되면서 기존에 없던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브랜드 마케팅과 판로 확보는 월드옥타가 도움이 됐다.
2012년 월드옥타에 가입해 현재 나고야 지회 부회장을 맡은 그는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인적네트워크를 쌓아왔다. 덕분에 시장에 대해 조사에서부터 판로 소개까지 협력과 도움을 받았고 올 초에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에서도 제품을 출시했다.
'Perfect9'이라는 이 제품은 다리 붓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올해부터 미스재팬 대회 참가자들에게도 제공된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미인대회에 용품 후원업체로 참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월드옥타 덕분에 사업구상 단계부터 세계시장 공략을 염두에 둘 수 있었고 동시에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며 "든든한 친정을 둔 기분"이라고 말했다.


wak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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