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 몸에 총알 박힌 채 살았던 민주화운동가 장젠 별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오는 6월 4일 중국 톈안먼(天安門) 시위 30주년을 앞두고 홍콩에 톈안먼 시위 기념관이 다시 문을 열었다.
26일 연합신문망 등에 따르면 매년 홍콩에서 톈안먼 시위 추모 촛불 행사를 거행하는 시민단체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는 이날 홍콩 몽콕 지역에 톈안먼 시위 기념관을 재개관했다.
톈안먼 시위는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 100만여 명을 무력으로 진압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지난 2012년 홍콩 침사추이 지역에 처음으로 개관한 톈안먼 시위 기념관은 건물주와의 소송 등으로 인해 2016년 7월 폐관했으며, 2017년 홍콩 섹킵메이 지역에서 임시로 재개관하기도 했다.
기념관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6월 14일까지 톈안먼 시위 30주년 전시회도 열린다.
전시회에서는 톈안먼 시위 당시 학생들이 톈안먼 광장에 세웠던 조각상을 본뜬 '민주 여신상'과 단식 투쟁 사진, 시위 진압 장면이 담긴 영상, 희생자 위치가 표시된 지도 등이 전시된다.
한편 톈안먼 시위 때 인민해방군의 총에 맞은 뒤 19년간 그 총알이 몸속에 박힌 채 살았던 중국 민주화 운동가 장젠(張健·48)이 최근 사망했다고 홍콩 명보가 전했다.
톈안먼 시위 당시 베이징체육학원에 재학 중이던 장젠은 시위 학생들을 지키는 규찰대 대장을 맡았으나, 1989년 6월 4일 광장으로 진입하던 군인에 의해 오른쪽 대퇴부에 총알을 맞았다.
이후 12년간 이름을 바꾼 채 중국에서 숨어 살다가 2001년 프랑스로 망명했으며, 2008년 파리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때까지 19년간 대퇴부에 총알이 박힌 채 살았다.
그의 몸에서 나온 총알과 이를 촬영한 엑스레이 사진 등은 이후 홍콩 톈안먼 시위 기념관에 기증됐다.
장젠은 프랑스에서 민주화단체 '민주중국전선' 부주석을 맡아 소식지 발행과 강연 등 활동을 했으나, 지난 15일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은 후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