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격화…'무방비' 수용소 난민도 대피

입력 2019-04-26 10:40  

리비아 내전 격화…'무방비' 수용소 난민도 대피
"난민들 무차별 총격에 노출…2명 사망, 10명 부상"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리비아 내전이 격화하면서 수도 트리폴리의 수용소에 머물던 난민마저 대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간) 트리폴리 인근에서 리비아 정부군(GNA)과 동부 리비아국민군(LNA) 간 교전이 격화하자 유엔이 트리폴리 남부의 수용소에서 난민 350여명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날 수도에서 서쪽으로 40㎞ 떨어진 자위야 수용소로 이동하는 난민 버스가 목격됐으며, 이로써 이날까지 트리폴리를 빠져나간 난민이 약 675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정부군과 반군간의 교전이 한창인 트리폴리의 카스르 빈 가슈어 수용소에 머물던 에리트레아, 수단, 니제르 출신의 난민을 자위야 수용소로 옮겼다고 확인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는 "전해진 바에 따르면 무방비의 난민들이 무차별 사격에 노출됐으며 일부는 중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트리폴리에 본부를 둔 난민 지원 단체를 인용해 난민 2명이 총격으로 사망했으며 1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후 유엔이 인정하는 서부의 통합정부와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LNA가 국토를 양분한 상태다.
지난 4일 하프타르가 휘하 군에 트리폴리를 향해 진격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양측은 내전에 돌입, 트리폴리 남부 전선에서 대치 중이다.
개전 초 LNA는 트리폴리 남부를 압박해 들어갔으나 GNA는 전날 트리폴리 남쪽 지역을 탈환했다. LNA는 트리폴리 중심에서 60㎞ 이상 떨어진 지역으로 퇴각했다.
양측의 교전으로 트리폴리의 병원들은 정전과 빈약한 급수시설, 만성적인 의약품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병원과 의료 시설, 의료진, 부상자 운송 차량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3주간 양측의 충돌로 278명이 숨지고 1천33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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