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구경이 전부였는데"…공연팀 방문에 섬마을 '들썩'

입력 2019-04-28 09:31  

"바다 구경이 전부였는데"…공연팀 방문에 섬마을 '들썩'
경기팝스앙상블, 안산시 풍도서 '오픈 콘서트'

(안산=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지난 26일 주민 100여명이 모여 사는 경기 안산시 소재 작은 섬마을 풍도가 들썩였다.

주민 대부분이 60∼80대 어르신인 적적한 마을에 청년들이 드럼과 색소폰, 건반 등 악기를 짊어지고 바다 건너온 것.
신나는 연주에 남성 테너와 여성 보컬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더해지자 관객들은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춤을 추거나 손뼉을 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제대로 된 공연 시설 하나 없는 곳에서 뮤지컬 곡 '지금 이 순간'이 흘러나오니 한 어르신은 눈물을 글썽이며 "죽기 전에 이런 공연을 보여줘서 고맙다"며 청년들의 손을 꼭 붙잡았다.
또 다른 어르신은 연주를 마친 이들에게 "가지 말라"고 연신 말하며 발길을 붙잡았다.
이날 풍도를 찾은 청년들의 정체는 경기도문화의전당 산하 도립예술단인 '경기팝스앙상블'이다.
문화 향유 기회가 적은 소외된 지역을 찾아 오픈콘서트를 열고 있다. 올해 오픈 콘서트를 여는 첫 지역이 풍도다.

육지로 가려면 꼬박 3시간을 배에서 보내야 하는 풍도 주민에게 이날 공연은 그래서 더욱 특별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민 70여명이 객석을 채워 이들을 반겼다.
경기팝스앙상블은 이날 트로트 '내 나이가 어때서', '짠짜라', 가곡 '목련화' 등 한 시간 동안 연주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민영일(65) 풍도 어촌계장은 28일 "매일 바다와 산, 드나드는 배를 보는 게 고작인 마을에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제공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며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주민들의 기대가 매우 컸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부터 확성기로 '꼭 공연 구경하시라고' 홍보 방송도 부지런히 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마을에 이런 기회가 자주 찾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용범 경기팝스앙상블 PD는 "공연 장소를 섭외하면서 풍도 주민분들을 미리 만나 뵀는데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거의 없는 섬 환경을 보고 '참 외로우시겠다'고 생각했다"며 "주민분들의 공연에 대한 강한 갈망을 느껴 풍도를 콘서트 장소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연이 끝나자 아쉬워하는 주민들에게 '날씨 좋은 날에 다시 한번 오겠다'고 약속했다"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경기팝스앙상블은 1999년 경기도립팝스오케스트라 리듬앙상블로 창단돼 2010년 지금의 경기팝스앙상블로 재구성됐다.
팝과 클래식, 대중가요, 영화·뮤지컬, 국악 등을 퓨전 음악으로 편곡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팝스앙상블은 색소폰과 드럼, 기타, 베이스, 건반, 트롬본 등 단원 6명으로 구성됐다.
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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