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찰' 수감 마르티넬리 전 파나마 대통령 피선거권 박탈

입력 2019-04-27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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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찰' 수감 마르티넬리 전 파나마 대통령 피선거권 박탈
내달 파나마시티시장 선거 후보 자격취소 판결…정치재기 타격 불가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리카르도 마르티넬리(67) 파나마 전 대통령이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선거에 참여할 길이 막혔다.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에두아르도 카마초는 26일(현지시간) 선거법원이 다음 달 선거에 출마한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면서 이번 판결은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난했다고 라 프렌사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수도 파나마시티 시장과 의원 선거에 동시 출마했지만 이번 판결로 정치적 재기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정치 분석가들은 그가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정치적 지위로 여겨지는 파나마시티 시장직을 대권 재도전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시장 선거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렸다.
그는 호전적인 사업가이자 열렬한 트위터 이용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파마나의 트럼프'로 비유되곤 한다.
야구 모자와 청바지를 입고 이날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취재진을 향해 "부정 선거"라고 외쳤다.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이번 판결은 나를 더 강하게, 겸손하게 만들 것"이라며 2024년에 대권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맹세했다.
변호인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하는 만큼 대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퍼마켓 업계의 거물인 마르티넬리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파나마 대통령을 지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임기 중 150명의 정치인, 노조 지도자, 언론인 등을 불법으로 사찰하고 전화와 이메일 등을 불법도청한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6월 도피했던 미국에서 파나마로 강제 송환된 이래 수감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재판이 진행 중인 불법도청 혐의 외에 특별사면권 남용, 공금 횡령, 주식거래 비리, 사법부에 대한 간섭 등의 혐의도 받고 있어 유죄가 입증되면 최대 21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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