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구조 단체, 광화문광장서 집회…"국가 사역견을 실험에 쓴 건 불명예"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동물구조 비영리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검역 탐지견의 임무를 마치고 서울대 수의대의 실험견이 된 비글 견종 '페브'와 '천왕이'를 구조하라고 촉구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의 활동가 150여명은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현재 서울대 수의대에 있는 은퇴 탐지견을 즉시 동물보호 단체로 이관하라"고 정부와 서울대, 국회에 요구했다.
페브와 천왕이는 다른 복제 탐지견인 '메이'와 함께 2013년부터 5년 동안 인천공항 검역센터에서 검역 탐지견으로서의 임무를 다했으나 작년 3월 서울대 이병천 교수에게 동물 실험용으로 이관됐다.
메이는 실험에 쓰이다 자연사했지만, 페브와 천왕이는 아직 살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사람을 위해 일했던 국가 사역견을 동물실험용으로 쓴 사례는 지금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불명예스러운 조롱거리"라며 "국민을 위해 희생했던 동물을 잔인한 실험에 사용한 내용만으로도 현재 국내 동물 실험의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대는 총장 명의로 사과하고 메이, 페브, 천왕이를 실험견으로 사용한 이병천 수의대 교수를 즉각 파면해야 한다"며 "동물복제 연구와 관련 사업도 모두 영구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는 실험동물법, 동물보호법을 개정해야 하고, 정부는 국가 주도의 동물복제 사업을 백지화하는 한편 현재 동물 실험 체제를 점검해야 한다"면서 "사역견을 실험견으로 쓸 수 있게 한 농림부와 이병천 교수 사이에 유착 관계가 없는지도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먼저 자연사한 '메이'의 추모 행사도 이날 개최했다.
이 단체는 "추모제로 실험동물들의 삶이 당장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현실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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