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존 어니스트 체포…비번이던 국경 순찰요원이 대응사격
피츠버그 유대교회당 총격참사 후 6개월만…트럼프 "반유대주의 강력 규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미국에서 '반유대주의'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州)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AP·AFP 등 외신은 유월절(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유대교 축제)의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오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북쪽으로 32㎞가량 떨어진 파웨이 시의 시너고그에서 유대교 신자들을 노린 총기 테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총격범은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19세 백인 남성 존 어니스트로 밝혀졌다.
사건 당시 시너고그에는 100여명이 있었으며 4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가운데 여성 1명이 숨졌으며, 성인 남성 2명과 소녀 1명 등 부상자 3명 가운데 위중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에이고 카운티 보안관 윌리엄 고어는 기자회견에서 어니스트가 자동형 돌격 소총을 난사했으나 총기가 오작동한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회당 안에 있던 국경 순찰 요원이 어니스트에게 대응 사격을 가해 도주 차량을 파손했다고 덧붙였다. 이 요원은 비번인 날 시너고그에서 보안 요원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에이고 경찰 관계자는 어니스트가 도주 직후 스스로 911에 전화해 총격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현장에 출동했으며 "용의자가 두손을 든 채 차에서 뛰어나왔고 그 즉시 체포됐다"고 말했다.
어니스트는 전과 기록이 없으며 백인우월주의 조직과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어 보안관은 연방수사국(FBI) 수사관과 살인범죄 수사관이 어니스트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명백한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수사관 역시 증오범죄와 인권폭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니스트가 최근 샌디에이고 지역에서 발생한 모스크(이슬람교 사원) 방화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어니스트는 지난달 샌디에이고 에스콘디도 지역 모스크 방화와 관련해 온라인 선언문을 작성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교 신자인 미누 안바리는 사건 현장에 있던 남편이 자신에게 전화해 어니스트가 저주의 말을 외쳤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탄하면서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반유대주의와 증오라는 악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반드시 물리쳐야 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가 지역구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도 "이 같은 증오행위에 반대한다"며 유대 공동체와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그 누구도 자신의 신앙을 위한 장소에 가는 데 공포를 느껴서는 안 된다. 또 누구도 자신의 믿음을 따랐다는 이유로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총격 사건은 지난해 10월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 시너고그 총격 사건으로 11명이 숨진 이후 정확히 6개월 만에 발생했다.
당시 총격범 로버트 바우어스는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치고 총기를 난사해 거센 반유대주의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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