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숨 고르기' 하면서도 비상대기조 편성해 상황 대비
"나경원·황교안, 불법·폭력 사주 멈추라…끝까지 사법처리할 것"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대치 국면이 계속된 28일 전열을 재정비하며 자유한국당을 향해 '맹공'에 나서고 있다.
지난 25∼26일 한국당이 회의장을 물리적으로 막아서며 촉발된 격렬한 몸싸움 이후 여야의 '패스트트랙 전쟁'은 주말을 거치며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내부 토론 등에 집중하며 '숨 고르기'를 하면서도 20여명의 의원을 비상대기조로 편성했다. 패스트트랙 법안을 다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필수 대기' 인력으로 별도 지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 발언과 SNS 등을 통해 한국당에 대한 맹비난을 이어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이 철저히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일하는 국회를 반대하고 있다. 폭력과 불법으로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나 선거법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은 폭력과 불법을 통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착각이다"라며 "한국당은 이성을 되찾고 국회를 정상화해 국회법 절차에 따라 회의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헌법수호' 구호는 가장 어이없고 황당하다. 국회선진화법을 무시하며 무법천지로 만들어놓고 '헌법수호'라니 해석이 안 된다"며 "그리고 '독재타도'라는데, 박정희 유신 정권이나 전두환 독재정권 때 외쳤어야지 왜 지금 와서 하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한국당의 국회 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내일 저희 증거자료들을 첨부해 추가로 고발하겠다"며 "신속처리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회의 질서 유지를 방해하면 국회의원이든 보좌관이든 당직자든 예외 없이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전방'에 선 정개특위·사개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잇달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공세에 나섰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비상대기 중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득권 지키기'다. 여당의 장기집권, 독재를 위한 것이라는 건 다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거대야당 동종교배, 짬짜미와 쌈박질 국회, 일 안 해도 당선되는 국회를 해결하기 위한 선거법 개정이다. 30년간 선거를 해봤지만 의원 물갈이로는 안된다"며 "민주당은 이 선거법에 의해 손해를 보게 되지만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자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인호 의원은 "지난해 한국당은 정개특위 명단을 3개월이나 제출하지 않았고 이후 논의에서도 제1야당으로서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며 선거법 논의 자체를 지연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며 "민주적인 선거법과 소수당의 발언권, 정상적 의정 활동을 보장하라는 것이 국민들의 압도적인 의견"이라고 비판했다.
기동민 의원은 "이번에 나 원내대표는 당신이 책임질 수 없는 선으로 '오바' 하셨다"며 "나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가 법치주의를 유린하고 불법과 폭력을 사주하면서 21대 총선에 출마 못할 한국당 의원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고 있다. 보좌진과 당직자들도 '빨간 줄'이 가면 그야말로 독박을 쓴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라"고 꼬집었다.
사개특위 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헌법 파괴 세력에 저항한다고 하는데 참으로 우스꽝스럽고 기가 막힌 일"이라며 "국회 기능을 불법으로 중단시킨 게 누구냐. 후안무치하다. 법조인 출신 답지 않게 헌법에 대한 식견과 경험이 참 무지하다"고 비난했다.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사개특위 민주당 위원들이 대부분 폭력행위로 고발 당했다. 정말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국회법을 무시한 한국당 의원, 보좌진, 당직자가 가해자고 그 폭력에 당한 민주당 의원, 보좌진, 당직자가 피해자라는 것은 명확하다. 절대 물러서지 않고 사법처리를 끝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나 의원은 공수처가 대통령 홍위병이나 정권 지키는 파수병이 될 것처럼 말하는데 공수처법을 좀 살펴보기 바란다"며 "공수처장을 추천하는 7명의 위원 중 2명은 야당 의원이 추천하게 돼있고, 5분의 4 찬성을 얻어야만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기에 집권여당이나 대통령이 맘대로 임명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표창원 의원은 "한국당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부당하다고 의안 접수를 막고 의안과 직원과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하는 등 국회법 전체를 온전히 부정·파괴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를 마치 양당간 동등한 물리력 싸움인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 힘 없는 일반 국민은 작은 실수로 처벌 받고 정치인은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폭력으로 방해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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