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2연속 우승 등 국제대회 선전…"이 흐름 올림픽까지!"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펜싱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선 남자 사브르의 '신성' 오상욱(23·성남시청)은 내친김에 세계 정상까지 오르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오상욱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펜싱경기장(SK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9 SK텔레콤 사브르 국제그랑프리 남자부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올여름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해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랭킹 2위인 오상욱은 이날 세계적인 강호들을 줄줄이 꺾고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8강에서 대표팀 선배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준결승에서 막스 하르퉁(독일)에게 완승했고, 2012 런던·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연속 금메달리스트인 아론 실라지(헝가리)와의 결승전에서는 짜릿한 역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구본길과 대접전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고, 단체전 금메달에 큰 힘을 보태는 등 성장세를 보인 그는 최근 남자 사브르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내며 새 간판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2월 이집트 카이로 대회에 이어 그랑프리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시즌 그랑프리·월드컵 개인전을 통틀어 6개 대회 중 메달을 놓친 게 한 번뿐일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다.
오상욱은 "승리욕이 무척 강한 편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경기를 그르치는 일이 많은 것 같다고 느꼈다. '내려놓자'고 생각하며 부담감을 줄인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최근 선전 요인을 꼽았다.
이어 그는 이 대회 우승은 과거 맞붙어서 졌던 상대들을 끈질기게 분석해 공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르퉁과의 준결승에서 15-2로 압승한 데 대해선 "지난달 월드컵 맞대결에서 패한 이후 연구를 많이 했다. 저의 공격을 막은 직후 치는 동작이 많아 그걸 최소화하자는 생각으로 나섰는데, 경기 운영에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실라지와의 결승전 때는 "상대 장점을 봉쇄하는 전략이 통하지 않아 초반에 흔들린 것 같다"면서 "중간에 잠시 쉴 때 유상주 감독님이 '밀리지 말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상대 공격을 한 번 실패시키고 밀어붙인 게 역전승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강세를 보이는 사브르 중에서도 현재 최고의 기세를 자랑하는 터라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며 어깨가 무거울 법도 하지만 오상욱은 담담했다.
"같이 운동하는 형들이 모두 주목받는 선수들이라 부담감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상욱은 "이런 마음가짐으로 계속해나가면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올림픽도 지금처럼만 하면서 준비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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