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르 '맏형' 김정환 "국제대회 뛰어보니, 욕심 생기네요"

입력 2019-04-29 08:01   수정 2019-04-29 14:27

사브르 '맏형' 김정환 "국제대회 뛰어보니, 욕심 생기네요"
대표팀 떠났다가 8개월 만에 나서 메달…"도쿄 도전, 확답은 못 해"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탰던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의 '맏형' 김정환(36·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후 이번 시즌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부상 회복 등을 위해 잠시 물러나 있던 거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후배들에게 무게감을 실어주며 조용히 떠날 채비를 했던 그였다.
'은퇴'라고 못 박아 선언한 적은 없으나 조금씩 태극마크를 마음에서 내려놓기 시작한 게 어느덧 8개월 째다.
소속팀에서는 플레잉 코치 역할을 하며 지도에 더 초점을 맞췄고, 박사 과정을 밟으며 학업에도 힘을 쏟았다.
하지만 28일 막을 내린 SK텔레콤 사브르 그랑프리에서 보여준 그의 기량은 '이대로 끝내긴 아깝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국내에서 개최돼 국가대표가 아닌 일부 유망 선수에게도 출전 기회가 주어져 모처럼 국제대회에 나섰는데, 시상대에 섰다.
현재 세계랭킹 1위인 일라이 더쉬워츠(미국)를 상대로 역전극을 펼치며 4강에 올라 메달을 확보했고, 준결승에선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아론 실라지(헝가리)와 접전 끝에 13-15로 석패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첫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8개월 만에 나선 국제대회에서도 입상, 세계 무대에서 여전히 통하는 선수라는 걸 증명했다.

대회를 마치고 만난 김정환은 "지난 8개월간 국가대표팀에서 훈련하던 사이클에서 벗어났고, 소속팀에선 선수들을 지도하며 운동할 시간이 없었다. 이번 대회 목표도 16강 정도로 잡았는데, 국내에서 열리다 보니 큰 환호로 힘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끝났다고 생각해서 훈련도 많이 하지 않았는데 몸이 기억하고 있더라. 생각보다 감각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결승 상대였던 더쉬워츠와의 8강전은 특히 그의 경험이 빛난 경기였다.
초반 열세에 몰렸으나 '전략 수정'으로 역전승을 일궈내 메달권에 진입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선수들 사이에서도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김정환은 "상대가 지난해 대결을 많이 분석했는지 초반에 기술이 통하지 않아서 스텝을 바꾸려고 한 게 주효했다"면서 "준결승, 결승에 오를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이 선수의 힘을 빼야겠다고, 지더라도 쉽게 지진 말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후배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역할에 비중을 둔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이번 대회 선전은 김정환에게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큰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의 불씨를 조금은 살린 것처럼 보였다. 이 대회를 치르면서 주변에서 "이제 돌아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고 한다.
그의 세계랭킹은 7위로, 한국 선수 중 오상욱(성남시청·2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김정환은 "경기를 뛰어보니 내년 도쿄 올림픽까지 해볼 욕심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미소 지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은 지금 상황에서 뭐라고 확정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국내대회와 국가대표 선발전 등을 뛰어보면 확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여운을 남겼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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