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올해 제7회 무주산골영화제가 오는 6월 5일부터 9일까지 무주예체문화관, 무주등나무운동장 등지에서 개최된다.
29일 무주산골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9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가 '영화야! 소풍 갈래?'라는 콘셉트로 25개국 영화 101편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개막작으로는 신상옥·정건조 감독의 '불가사리'가 선정됐다. 이 영화는 신상옥 감독이 한국 괴수영화 효시인 김명제 감독의 1962년작 '불가사리'를 리메이크해 만들었으며 2000년 6·15 남북공동성명 이후 국내에 정식 수입돼 개봉한 첫 북한 영화다. 1985년 신상옥 감독이 북한을 탈출하면서 미완으로 남은 영화를 북한 정건조 감독이 완성했다.
조지훈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최근의 남북 화해 무드를 담아 한국에 처음 상영된 북한 영화인 '불가사리'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개막작은 힙합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인다. 연출은 김태용·윤세영 감독이 맡으며 MC메타가 음악을 담당했다.
김태용 감독은 "무주산골영화제 개막작을 항상 떠들썩하지 않으면서도 전위적으로 만들려고 고민한다"며 "힙합이라는 음악이 전위적인 이슈를 역설적으로 따뜻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불가사리'를 통해 현재 문화예술인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한반도의 평화가 어떤 순간인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영화제는 총 다섯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창' 섹션은 동시대 한국 독립영화를 선보인다.
'판' 섹션은 한국영화와 해외영화 중 다양한 주제를 새롭고 독창적인 시선으로 표현하고 영화의 미학적 지평을 넓힌 국내외 영화들을 엄선해 상영한다. 어린이들이 뛰어놀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키즈스테이지'도 마련된다.
'락' 섹션은 무주등나무운동장에서의 야외 상영으로 준비됐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고전 영화와 최신 국내외 영화가 상영된다.
'숲' 섹션은 숲속에 설치한 야외극장에서, '길' 섹션은 '마을로 가는 영화관'이라는 콘셉트로 향로산 자연휴양림에서 진행된다.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은 황인홍 무주군수는 "무주산골영화제는 산림 면적이 82%인 무주의 특성을 간직한 휴양 영화제다"고 말했다.
유기하 집행위원장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화를 많이 준비했다. 차별, 갈등, 젠더 등에 관한 문제를 다룬 영화도 선보인다"며 "무주군이 가장 젊어지는 기간이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이다. 쇠락한 산골에 활기가 넘치는 기간이다. 비록 농촌이지만 문화의 생산지, 소비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홍보대사 대신 '넥스트 액터'(Next Actor)를 신설했다.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차세대 배우 1인을 선정해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배우 박정민이 선정됐다.
박정민은 "제가 출연한 영화 '동주'가 개봉했을 때 무주산골영화제를 가봤는데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며 "저라는 배우를 내세운다기보다는 즐길 거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넥스트 액터 프로그램을 통해 박정민 추천작 6편이 상영되고 그의 숨은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도 마련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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