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5년 전 3∼6개월 IS 훈련받은 뒤 모집책 임무 받고 귀국"
전문가들 "스리랑카 테러 위력, IS 수괴 알바그다디 재등장 발판"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250여명의 사망자를 낸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가담자 가운데 최소 1명이 과거 시리아에 들어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훈련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점령지를 잃고도 여전히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가공할 스리랑카 테러의 결과는 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5년 만에 다시 등장해 '성전'(聖戰)을 외칠 수 있는 발판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테러 수사상황을 보고받은 정부 측 자문역은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폭파범 중 4명에 대해 과거 터키, 시리아, 이라크에서 IS 정보원과 접촉했는지, 폭탄제조 및 통신 기술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활절 테러 가담자 중 최소 한명이 시리아에서 IS의 훈련을 받았다고 수사상황에 정통한 인사들이 전했다.
IS 훈련을 받은 폭파범으로 알려진 인물은 자멜 모하메드 압둘 라테프다.
그는 부활절 당일 수도 콜롬보 시내 타지 사무드라 호텔에 들어가 자살 테러를 시도했다. 그러나 기폭 장치 오작동으로 실패한 그는 호텔에서 나온 뒤 인근 여관 근처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수사 당국자들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4년 IS가 수도로 지정했던 시리아 락까에 들어간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호주 출신의 전직 래퍼 닐 프라카시, '지하디 존'으로 불렸던 영국인 IS 조직원 모함메드 엠와지 등 가담자 모집책과 접촉했다.
영국과 호주에서 항공학으로 학위를 받은 그는 락까에서 3∼6개월 훈련을 받은 뒤 신규 가담자 모집 등 임무를 띠고 스리랑카로 돌아왔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IS는 단순히 스리랑카 테러범들의 사상에 영향을 미친 데 그치지 않고, 훈련을 통한 테러 노하우 전수 등으로 직간접적 개입을 한 셈이다.
스리랑카 테러 수사에서 드러난 이런 '커넥션'이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점령지를 잃은 IS가 여전히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IS 수괴 알바그다디가 5년 만에 영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것도 그들이 '승리'라고 판단할 수 있는 스리랑카 테러의 결과물이 있기 때문이라는 테러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IS의 미디어 조직인 알푸르칸이 공개한 영상 속 바그다디는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가 시리아 바구즈 전투의 복수라고 주장했으며, 기독교를 상대로 '복수 공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는 "그들은 지고 있을 때 메시지를 보내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처럼 많은 사람을 죽이는 데 성공한 공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들은 그 사건이 견인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부활절인 지난 21일 스리랑카에서는 콜롬보의 고급 호텔과 주요 교회 등 8곳을 덮친 연쇄 자살폭탄 공격으로 모두 253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스리랑카 정부는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와 JMI(잠미야툴 밀라투 이브라힘)를 테러와 직접 연관된 조직으로 지목했고, IS는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여전히 건재?…'현상금 290억원' IS 우두머리, 5년만에 등장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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