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번복…"선거결과 어떻게 믿나·전체결과 공개검증" 목소리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군부 쿠데타 이후 거의 5년 만에 치러진 지난달 태국 총선 이후 불거진 선관위의 '무능력'이 연일 입길에 오르고 있다.
공정성과 정확성이 생명인 개표 관리에서 치명적인 능력 부족을 드러내면서 선거 전체의 신뢰성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선거 직후부터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선관위원 탄핵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0일 방콕포스트와 더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관위는 지난 28일 나콘 파톰주의 제1선거구에 대한 재검표를 시행했다.
이 결과, 애초 민주당 후보에 147표 뒤졌던 퓨처포워드당의 사위까 림파수와나 후보가 62표 차로 승리한 것으로 발표됐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245개 투표소 개표 결과를 종합하면 자당의 신톱 깨우피칫 후보가 4표 차이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선관위는 하루 만에 민주당 주장이 맞는다고 인정했다. 첫 재검표 결과는 '비공식적'이었다는 궁색한 변명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아직 '공식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러자 여론은 또다시 끓어올랐다. 한 달이 넘도록 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관리능력 부족으로 이번과 유사한 실수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퓨처포워드당은 성명을 내고 "결과가 이런 식으로 바뀐다면 어떤 개표 결과가 맞다고 말하는 게 불가능하다"면서 해당 선거구에 대한 재선거를 요구했다.
사위까 후보도 페이스북에 "문제는 자꾸만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거나 지는 것도 투명성과 공정성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민주당 부총재 사팃 삐뚜따차조차도 "더는 실수가 없기를 간청한다. 유권자들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재검표 실수는 총선 전체에 대해 믿음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서 선관위가 전체 선거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치비평가 시로테 끌람빠이분은 페이스북에 "반복되는 실수로 선거 전체의 신뢰성이 무너질 위험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 사건은 선관위에 최후의 결정타가 될 수 있다"면서 전체 선거결과를 인터넷에 올려 공개적 검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활동가인 누타 마하타나는 더 네이션에 "많은 사람이 자신의 선거구에서도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났을지 궁금해하고 있다"며 "선관위는 모든 선거구의 미가공 데이터를 대중에 제공해야 한다"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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