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90세 대학생, 마지막 기말고사 끝내고 내달 졸업

입력 2019-04-30 11:38  

美시카고 90세 대학생, 마지막 기말고사 끝내고 내달 졸업
"그간 하루 24시간, 주 7일 학업에 매진...배움에 지나침은 없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소재 노스이스턴 일리노이 대학(NEIU)의 '최고령 학생' 밥 드와이어(90) 할아버지가 마지막 기말고사를 무난히 통과하고 다음달 학사 학위를 받는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ABC방송 등에 따르면 드와이어 할아버지는 만 91세가 되는 다음달, 노스이스턴대학 자유전공학부를 졸업한다.
그는 "천성적으로 호기심이 많다"면서 "세상에 관심이 있으면 움직이게 되고, 사람을 찾게 되고, 그러다 보면 몸도 마음도 활동적이 된다"고 쉽지 않은 과정을 완수한 비결을 밝혔다.
1928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드와이어 할아버지는 1946년 고교 졸업 후 군에 자원 입대, 1년 6개월간 복무하고 1948년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그는 시카고 교원대학에 편입했으나, 돈을 벌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철강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잠깐만 일 한다는 게 평생이 되어 버렸다. 일상에 묻혀 살다 보니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고 그는 회고했다.
1956년 결혼한 드와이어는 9명의 자녀를 낳아 길렀다. 그는 "모두 대학을 졸업했고 일부는 석·박사 학위까지 받았다"면서 자녀들의 성취를 보며 학업 포기에 대한 후회를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일하다 80세 때 은퇴한 그는 스페인·베트남 등에서 영어 교사로 자원 봉사하며 시간을 보냈고,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슬픔을 잊기 위한 방편으로 대학에 돌아가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이제 사라진 관계로, 교육학 대신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를 선택했다.


드와이어 할아버지는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외려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걸 깨닫게 됐다"면서 "수업을 따라 가기 위해 많이 읽어야 했다. 나이 탓에 쉽게 기억하기 어려워 2배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했으나 결국 해냈다"고 자긍심을 표현했다.
그는 "동급생들이 친절하게 챙겨주고 많은 지지를 보내주었다"고 고마워 했다.
교수들은 인생 경험이 풍부한 드와이어 할아버지의 존재가 젊은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면서 "10대 후반~20대 학생들에겐 영감을 주고, 30~40대에 대학으로 돌아온 이들에겐 선택에 좀 더 큰 확신을 갖도록 해주었다"고 전했다.
노인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드와이어 할아버지는 "교육을 받는다는 건 늘 '플러스'다. 배움에 지나침이란 없다"고 말했다.
할아버지의 졸업식엔 9명의 자녀와 22명의 손주, 3명의 증손자 대부분이 참석할 예정이다.
졸업 후 계획을 묻자 그는 "그간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하루 24시간, 주 7일 매진했다. 한동안 느긋한 시간을 가지려 한다"면서 "인생의 황혼기에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한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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