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문가들 "수시 중요성 유지…주요대 지원 쏠림 심화할 것"

입력 2019-04-30 12:00  

입시전문가들 "수시 중요성 유지…주요대 지원 쏠림 심화할 것"
2021학년도 대입계획 발표…"일부 지방대 학생충원 문제 겪을 듯"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현 고등학교 2학년생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입시 때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기대보다 적게 늘면서 수시모집 중요성이 유지될 것으로 입시업계는 내다봤다.
특히 고교 2학년생이 다른 학년보다 유독 적은 탓에 이른바 중하위권 대학은 학생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30일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발표한 2021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보면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은 2021학년도 입시 때 수시모집으로 26만7천374명, 정시모집으로 8만7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정시모집 비율은 23.0%로 2020학년도 22.7%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021학년도 대입은 2020학년도와 기본적인 틀이 같다"면서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조금 늘었지만, 주요대가 수시모집,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여전히 많은 인원을 뽑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수시를 우선하되 정시도 염두에 두며 입시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도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인원이 2020학년도보다 915명 늘어나는 등 여전히 비중이 높다"면서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늘어난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시모집에서 뽑지 못해 정시모집에서 선발하는 '이월 인원'을 고려하면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 논술·특기자전형 선발 인원 비율은 '5:3:2'가 될 것"이라면서 "고2 여름방학 전에 학생부와 수능 가운데 어느 쪽에 더 힘을 줄지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교 2학년생 중 대학진학이 우선목표인 일반고·특목고·자율고에 다니는 학생은 37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대학에 가지 않는 학생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1학년도 대입 때는 수험생 수가 4년제 대학 모집 인원(34만7천447명)과 '같거나 근소하게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일부 지방대는 수시모집으로 학생을 뽑고 싶어도 지원자가 적어 뽑지 못하는 상황을 겪을 것"이라면서 "입시현장에는 벌써 '지방대는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을 텐데 수시모집 때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퍼져있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수시모집 때 이른바 서울 소재 주요대에 지원자가 몰리고 이 대학들이 (우수학생을) 독식하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면서 "특히 주요대들이 정부 눈치를 보며 정시모집을 최소한으로만 늘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만기 소장은 "중하위권 대학은 수험생들이 못 가는 것이 아니라 '안 가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수험생이 몰리는 주요대는 학생을 '선발할 권한'을 유지하겠지만 중하위권 대학은 학생충원에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과 함께 공개된 20개 대학 2022학년도 수능 과목 지정현황과 관련해 입시전문가들은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미적분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개 대학의 2020학년도 수능 과목 지정현황을 보면 고려대와 연세대 등 8개교만 자연계열 수험생에게 수학영역 선택과목 중 '기하 또는 미적분'을 치르라고 지정하고 나머지 12개교는 따로 과목을 지정하지 않았다.
남윤곤 소장은 "기하와 미적분 가운데 어느 쪽이 쉽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미적분이 수1과 수2와 '연계성'이 강해 수험생들이 보다 쉽다고 생각한다"면서 "주요대학들이 기하 또는 미적분을 선택하도록 선택지를 넓혀뒀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미적분을 많이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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