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제국·반봉건보다 '애국' 강조…시위 우려 SNS·톈안먼광장 통제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이 반제국주의·반봉건주의 운동인 5·4운동 100주년을 맞아 30일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연설과 함께 성대하게 열렸다.
인민대회당에는 이른 아침부터 기념식 참가자들이 줄을 이었고, 시 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리잔수(栗戰書), 왕양(汪洋),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자오러지(趙樂際), 한정(韓正) 등 상무위원과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도 참석했다.
이번 기념식은 베이징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일제(日帝)의 이권확대 요구 사항인 21개조와 군벌 정부에 반기를 든 5·4운동에 대해 반제국·반봉건주의 성향보다는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올해는 5·4운동 100주년이자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인 특별한 의의가 있는 역사적인 시기"라며 "우리는 5·4운동의 애국주의와 혁명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당과 인민이 하나로 단결해 민족부흥의 길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5·4운동의 정신을 발현하는 것"이라며 "전 당과 각 민족, 특별히 신시대 청년들이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5·4운동은 민족이 위기를 맞았을 때 청년과 지식인이 선봉에 서고, 광범위한 대중의 지지를 통해 이뤄낸 반제국·반봉건주의 애국 혁명운동"이라며 "또 새로운 사상과 문화, 지식 등을 전파한 위대한 사상계몽 운동"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애국주의는 중화민족의 핏줄을 따라 흐르고, 절대 부서지거나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며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이 민족 독립성과 민족 존엄을 수호하는 강한 정신력의 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또 '중국 청년운동은 유서 깊은 혁명적 전통이 있고, 이 전통을 영원히 이어가야 한다'는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주석의 어록을 인용하면서 청년 세대가 '양대 100년'(공산당 창당 100주년·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의 영도 아래 우리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개척했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 이론 체계, 제도를 형성했다"며 "신시대 중국 청년운동의 주제와 방향은 중국공산당 영도를 견지하고 인민과 한뜻으로 양대 100년의 목표를 실현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화통신과 중앙(CC)TV 등 중국 관영매체들도 기념식을 생중계하고, 100주년 특집 보도를 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국가 주최 행사 외에 5·4운동을 기념하는 민간단체의 행사 등에는 통제를 강화했다. 이는 올해 중국 5·4 운동 100주년과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 30주년을 앞두고 '기념시위' 등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특히 중국 당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내용이 퍼지는 것을 강력히 통제하고, 톈안먼 광장 인근의 검문과 검색도 강화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중국 노동절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달 1일부터 5·4운동 100주년 당일까지 톈안먼 근처 지하철역도 모두 봉쇄할 예정이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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