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통신협회 보고서…기술 발달로 10년 전 대비 47%↓
유럽, 승객 1천명당 분실 수하물 수 7.3개 최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 공항에 내렸는데 수하물 카운터에서 내 짐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항공사가 사라진 가방을 찾아 뒤늦게 호텔로 갖다 주기도 하지만, 수하물이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여행 내내 불편을 겪기도 하고 영영 짐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있다.
이처럼 항공사 측의 '취급 부주의'(Mishandling)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분실되는 수하물이 작년 한 해 2천500만개에 육박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주요 지역 가운데 이런 '수하물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곳은 유럽이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국제항공통신협회(SITA)가 발간한 연례 보고서를 인용, 작년 전 세계 여객기 운항 과정에서 취급 부주의로 분실되는 수하물 수가 총 2천480만개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항공사가 환승 등의 과정에서 승객 수하물을 잘못 취급하거나 분실 및 적재 실패·지연 등으로 발생한 사고 건수를 모두 집계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가 피해 승객에게 지불한 보상금도 24억 달러(약 2조8천억원)에 달했다.
다만, 약 10년 전인 2007년 분실 수하물 수가 4천690만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46.9%나 감소했다. 보상금 규모도 2007년 대비 43%가량 줄었다.
특히 전체 수하물 분실 사고의 46%는 승객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환승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ITA 측은 "환승에는 수많은 항공사와 공항이 서로 얽히기 때문에 승객의 가방을 추적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륙별로는 유럽의 승객 1천명당 분실 수하물 수가 7.3개로, 북아메리카(2.85개)나 아시아(1.8개)보다 훨씬 많았다.
최근 들어 항공편의 수하물 분실 건수가 급감한 것은 다양한 분실 방지 시스템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항공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규정에 따라 체크인과 항공기 적재, 환승, 도착 등 4개 주요 시점별로 수하물을 추적한다.
미국 델타항공의 경우 2016년 세계 최초로 수하물 태그에 무선 주파수 칩을 삽입해 승객 수하물을 추적·관리하고 있다.
이 기술의 비용 절감 효과가 주목을 받으면서 현재 여러 항공사가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ATA는 회원 항공사들에 해당 기술이 도입을 권고했으며,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될 연례 회의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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