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16.8% 증가…시장 불확실성 증가 반영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난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1경6천304조원으로 2017년의 1경3천962조원보다 16.8%(2천342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로써 2017년에 역대 최대치를 7년 만에 경신한 데 이어 다시 신기록을 세웠다.
장외파생상품은 대부분 리스크 헤지 목적으로 거래되는 만큼 거래 규모의 증가는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초자산별로 거래 규모를 보면 통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1경2천538조원으로 전년보다 12.5%(1천396조원) 늘어 전체 거래의 76.9%를 차지했다.
특히 통화선도가 12.9%(1천355조원) 늘었는데 미국 금리 인상, 무역분쟁, 신흥국 금융위기 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와 증권사의 해외투자 증가로 인한 환 헤지 수요의 영향이 컸다.
통화선도는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시점에 특정 통화를 매매하기로 하는 계약으로, 환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자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3천493조원으로 34.8% 증가했다. 금리 인상 우려 등 금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헤지를 위한 이자율스왑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223조원으로 23.9% 늘었다. 특히 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이를 헤지하기 위한 증권사의 주식스왑 거래 규모가 59.3%나 증가했다.
신용을 기초자산으로 한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28조원으로 12.3% 증가했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의 거래 규모가 1경3천528조원으로 전체의 83.0%를 차지했고 증권사 12.2%, 신탁(자산운용 등 포함) 3.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금융회사가 지난해 장외파생상품을 중개·주선한 거래 규모는 197조5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1.1% 늘었다. 특히 주식 관련 상품을 중개·주선한 거래 규모가 114조4천억원으로 82.7%나 증가했다.
작년 말 현재 장외파생상품 잔액은 9천279조원으로 1년 전보다 16.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잔액 역시 역대 최대치다.
금감원은 "장외파생상품의 거래 증가에 대응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9월 시행 예정인 비청산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개시증거금 교환 제도와 거래정보저장소 도입 등 시장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현재 시행 중인 변동증거금에 대해서는 교환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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