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림 고강도 솎아베기와 낙엽 제거로 연소물질 최소화 필요"
(강릉=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지난 4∼5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과 강릉 산불은 휘발성 물질을 가지고 있는 침엽수인 소나무로 숲이 이뤄져 불을 더 강하게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환경단체 '생명의숲국민운동'은 지난 16일 고성군 인흥리와 강릉 옥계 산불 피해지 일대를 방문해 현장 답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진단이 나왔다고 30일 밝혔다.
답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산림 피해 현상을 나뭇가지나 잎이 무성한 부분만을 태우며 지나가는 산불인 '수관화'(樹冠火)와 지표에 있는 잡초·관목·낙엽 등을 태우는 산불인 '지표화'(地表火)로 인한 것으로 봤다.
생명의 숲은 이번 답사에서 산불피해 원인을 연소물량 과다화로 보고 "기존 소나무숲에 '강도 간벌'로 연소화 물질을 최소화하고, 햇빛 투과로 하부 침엽수 낙엽을 분해해 연소물질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도 간벌이란 일정 시기에 필요한 간벌량보다 차기 간벌 때 잔존시킬 임목축적 또는 임목 본 수를 기준으로 해 더 많이 간벌하는 것을 말한다.
생명의 숲은 "이번 산불로 망상해수욕장 해안 송림과 건물 등이 피해를 봤다"며 "고속도로변 어린 소나무를 제거하고 완충녹지의 침엽수를 활엽수로 교체해야 하며, 마을의 숲 인접 지역 30m 내에 있는 작은 나무도 활엽수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번 산불로 민가 피해 규모가 컸던 만큼 집 주변, 학교 숲 등 생활권 내 조경 때 침엽수 비율을 50%로 낮춰 설계해야 한다"며 "침엽수가 많은 강원도 산림이 산불을 키운 것으로 보고 침엽수를 활엽수로 교체하는 데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명의 숲은 전문가와 기업, 일반 시민들과 함께 산불피해에 대한 시민 인식 증진을 위한 시민 숲 탐방, 제도와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 학교 숲과 마을 숲, 해안 숲 등 피해지 복원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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