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탄생 120주년 '정본전집' 출간…8년여 연구 결실

입력 2019-04-30 18:08  

소파 탄생 120주년 '정본전집' 출간…8년여 연구 결실
발굴 자료 54편·미공개 자료 237편 수록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어린이의 영원한 벗' 소파 방정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소파가 쓴 모든 글을 엮고 '정본(定本)'을 지향하는 전집이 출간됐다.
정본이란 여러 다른 판본 중 원본과 가장 가깝다고 판단해 표준으로 삼는 텍스트다. 한국방정환재단은 간행위원회와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무려 8년이 넘는 연구와 편집을 거쳐 정본을 자부하는 전집을 냈다.
한국방정환재단과 도서출판 창비는 30일 마포구 창비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본 방정환 전집'(5권 세트)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집에는 새롭게 발굴한 자료 54편과 작품 연보 등으로만 알려졌던 미공개 자료 237편이 실려 의미를 더했다.
간행위와 편찬위에 따르면 소파가 'CW', 'SW생', 'ㅅㅎ생', 'CWP', 'SPP', '몽견초', '목성생', '일기자' '몽중인' 등의 다양한 필명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무기명으로 글을 쓰기도 했고, '일기자',' 편집자'라는 필명도 썼다고 한다.
방정환 전집은 1940년 박문서관에서 처음 발간된 이후 열 차례 넘게 간행돼 나왔지만, 연구가 다소 부족해 정본 전집이라고 부를 만한 책이 없었다고 편찬위는 주장했다.


이상경 방정환재단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처음부터 전집을 발간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새로운 글을 발굴한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최원식 간행위원장은 "아동문학 운동을 근대문학 운동 일환으로 추동하신 선생은 어린이의 소수자적 위치에 주목해 대두하는 민중문학의 호흡을 아우르셨다"면서 "소파는 그 자신이 민족협동전선"이라고 했다.
원종찬 편찬위원장은 소파가 '어린이 사랑', 나라 사랑'의 표본으로 인식됐다고 지적하며 "국가 권력이 필요로 하는 것만을 골라내어 강조한 데서 빚어진 현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린이 사랑을 대표 이미지로 부각할 때에는 현실 문제에서 유리시키는 감이 없지 않았고, 나라 사랑이 우파적 반공애국주의로 연결되는 담론도 없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염희경 편찬위 간사는 소파가 다양한 필명으로 글을 써 정확한 편수를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의 벗'으로 불리는 소파 방정환(1899~1931)은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동화, 동요, 동시, 동극, 소설, 평론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통해 아동문학의 초석을 다졌다. 아동문예연구단체 색동회도 조직했으며, 학부모, 청년 등을 위한 사회 일반 계몽에도 앞장섰다.
전집 1권(812쪽)은 동화, 동요, 동시, 시, 동극이 실렸다. 2권(752쪽)은 아동소설과 소설, 평론을, 3권(924쪽), 4권(696쪽), 5권(692쪽)은 '어린이', '개벽', '별건곤' 등 잡지에 실린 산문을 나눠 실었다. 전집 30만원.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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