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공약에 제2 국민투표 개최 포함놓고 토론
정부-노동당 브렉시트 협상 지속…"긍정적·생산적 논의 이어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제1야당 노동당이 정부와의 브렉시트( Brexit) 협상에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거나 조기총선 개최가 어려울 경우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30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노동당은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참여가 다가오면서 어떤 공약을 내세울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이 영국의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10월 말까지 추가 연기하는 방안을 승인하면서 영국은 다음달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만약 참여하지 않으면 오는 6월 1일 브렉시트를 단행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합의안이나 관련 법률을 최대한 신속히 통과시켜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피한다는 입장이지만, 일정상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은 이날 오후 전국집행위원회(National Executive Committee)를 열고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실시를 유럽의회 선거공약으로 채택할지 여부를 논의했다.
앞서 노동당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하원이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하거나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있으면 조기총선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조기총선이 어려울 경우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논의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노동당이 이날 전국집행위원회에서 기존의 당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유럽연합(EU) 관세동맹 잔류, 단일시장과 긴밀한 관계유지 등을 포함한 기존 노동당의 브렉시트 대안을 추진하거나 정부와의 협상에서 이같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안, 조기총선 등을 우선 추진하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노동당 내부에서는 그동안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유럽의회 선거 공약으로 내세울지를 두고 분열 조짐을 보였다.
톰 왓슨 노동당 부대표는 당원들이 전국집행위원회에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확정 국민투표'(confirmatory referendum) 개최를 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토니 로이드 노동당 예비내각 북아일랜드 담당장관은 "'노 딜' 브렉시트나 테리사 메이 총리의 나쁜 합의안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투표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베리 가드너 예비내각 국제통상부 장관은 이미 2016년 국민투표에서 국민들이 EU 탈퇴를 결정한 만큼 이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와 노동당 간 브렉시트 협상이다.
메이 총리는 자신의 합의안이 여당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 등의 반대로 하원에서 잇따라 부결되자 이달 초부터 노동당과의 협상을 통해 이를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 중 '미래관계 정치선언'과 관련해 EU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 잔류 등을 놓고 노동당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사실상의 부총리 역할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29일 노동당과의 협상에 대해 "긍정적이고 생산적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대화를 신속하게 끝내야 한다는데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수 헤이만 노동당 예비내각 환경장관 역시 "건설적인 대화가 오가고 있으며, 양측이 점점 더 구체적인 요건에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양측이 이번 주에도 추가 만남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동당과의 협상에 대한 보수당 내부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정부가 (노동당의 요구인) 관세동맹 잔류에 합의한다면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노동당 하원의원(표) 보다 잃을 보수당 하원의원(표)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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