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과이도 군사봉기 시도, 충돌 격화…마두로측 "美의 계획"(종합3보)

입력 2019-05-01 07:35   수정 2019-05-01 09:56

베네수 과이도 군사봉기 시도, 충돌 격화…마두로측 "美의 계획"(종합3보)
과이도 "군인이 헌법 수호…자유 작전 최종단계"…마두로 "군부 충성 확고"
마두로 정부 "소규모 군 반역자들과 대치…군 통제권 유지"…교전 총성 들려
가택연금 로페스, 탈출 후 칠레 망명 추진…충돌로 피격 2명 포함 69명 부상


(멕시코시티·서울=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임은진 기자 =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퇴진운동을 주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30일(현지시간) 일부 군인들과 거리로 나서 군사 봉기와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촉구하고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정국이 다시 한번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마두로 정권은 이번 무장 봉기 시도가 미국의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비난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군부의 지지가 확고하다며 건재를 과시한 가운데 수도 카라카스 인근 공군기지 외곽에서는 무장 군인들 간의 교전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

로이터·AP·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일찍 촬영된 3분짜리 동영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카를로타 공군기지 외곽에서 팔뚝에 푸른 띠를 찬 수십명의 중무장 군인들과 장갑차 몇 대에 둘러싸인 채 동영상에 등장한 과이도 의장은 '자유 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며 거리로 나온 군인들이 베네수엘라의 헌법을 수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트위터에 "미래는 우리 것"이라며 "국민과 군이 하나가 됐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군 장갑차, 시위대 향해 돌진…과이도 군사봉기 시도 / 연합뉴스 (Yonhapnews)
이번 소규모 군사 봉기 시도는 5월 1일 열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한 '최종단계'의 하나로 "베네수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가두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과이도 의장이 군과 함께 행동에 나서 정권 퇴진 압박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영상에는 과이도 의장의 정치적 멘토이자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2014년 수감됐다가 2017년 7월부터 가택연금 중인 야권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 전 카라카스 시장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과이도 의장이 속한 민중의지당의 당수를 지낸 로페스는 "지금은 제복을 입거나 그렇지 않은 모든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시간"이라며 "모두가 평화롭게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이도 의장의 명령에 따라 군인들이 자신을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칠레 외교부는 로페스가 부인 릴리안 틴토리, 딸과 함께 베네수엘라 주재 자국 대사관 피신한 뒤 망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군부 지도부의 충성을 받고 있다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군부 지도자들과 이야기했다. 군부가 자신에게 완전한 충성을 보였다"며 마두로 정권을 축출하기 위한 군부의 지지를 얻어냈다는 과이도 의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담력! 나는 평화의 승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대의 대중 동원을 소집했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라고 썼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야권이 지원하는 '군 반역자'들에 의한 소규모 쿠데타 시도를 진압 중이라고 밝혔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공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정부가 쿠데타를 조장하려는 '군 반역자'들과 대치 중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제복을 입은 군인들을 대동한 채 TV에 나와 군은 국가의 헌법과 합법적인 당국을 확고하게 수호하고 있으며 전국의 군 부대도 정상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사회당 대표는 국영TV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부 지지자들에게 미국이 후원하는 반역 군인들의 소규모 봉기로부터 마두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 궁에 집결해달라고 촉구했다.
호르헤 아레아사 외무장관은 과이도가 워싱턴의 명령에 따라 작전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군부의 (자발적인) 쿠데타 시도가 아니다"며 "워싱턴, 국방부, 국무부,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직접 계획했다. 그들은 이번 쿠데타를 주도했으며 과이도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 과이도 의장 편에 선 군인을 약 30명으로 추산하며 "약 20만명의 군인 중에 30명이다. 거의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과이도 의장의 군사 봉기 촉구 이후 카라카스 시내에서는 친정부·반정부 집회가 따로 열렸다.
수만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한 진압경찰을 향해 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면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수비대 장갑차가 돌을 던지는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보건당국을 인용해 군인 1명 등 총상자 2명을 포함해 최소 69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부상의 대부분은 고무총탄 탓에 생겼다고 병원 관계자들은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과이도 의장이 집회를 연 카라카스 공군기지 인근에서는 총소리가 들리고 최루탄도 발사되면서 한때 긴장이 감돌았다.

로이터 통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빌려 과이도 의장이 집회를 연 카를로타 공군기지 외곽에서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집회현장에서 과이도와 함께 있던 군복을 입은 남성들이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군인들과 총격전을 벌였다며 발사된 탄환이 실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은 몇 시간 동안 시위를 주도한 뒤 오전 중 집회현장을 떠났다.
과이도 의장의 발표 이후 3시간 동안 추가적인 군사행동의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AP통신은 또 최루탄이 카를로타 공군기지 내부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고, 로이터는 최루탄이 과이도 국회의장과 군복을 입은 70여명의 무장 남성들을 향해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 5월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 지난 1월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작년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 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등 불법적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을 자처, 미국 등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 퇴진과 재선거 관철 운동을 벌여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향해 정권 붕괴를 바라는 미국의 후원을 받는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중국, 쿠바 등의 지지와 군부의 충성을 토대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과이도 의장에 대한 지지를 거듭 밝히며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그들의 자유를 지지한다"라며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마두로 정권과 지지 세력을 겨냥, "대통령이 말했듯이 마두로와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 특히 베네수엘라인이 아닌 사람들은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 베네수엘라 야권이 폭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야권이 군사 봉기를 촉구한 것은 군부를 충돌로 끌어들이려는 뻔뻔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외교부는 "베네수엘라의 급진적인 야권이 다시 한번 폭력적인 대립수단으로 회귀했다"면서 "그들은 정치적 차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대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물론 군사적 충돌을 유발하고 공공질서를 침해하려고 기획한 과정을 밟았다"고 밝혔다.
penpia21@yna.co.kr
eng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