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하노이회담에 부정적 전망…美 '영변-제재해제 딜' 수용불가 北에 사전경고"
美뉴요커 보도 "볼턴, 트럼프를 멍청이로 생각"…볼턴은 트윗으로 보도내용 반박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잘 안 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여전히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이 실행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요커에 따르면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은 사석에서 참모들에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당국자는 "여기서 회의적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며 "그러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려는 일이고 볼턴 보좌관은 대통령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북미 정상이 하노이 핵 담판에 마주했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의 일부인 영변 플라토늄 제조 시설 폐쇄의 대가로 거의 전면적인 제재해제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교착에 빠졌다고 백악관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협상팀 인사들은 북한의 카운터파트들에게 사전에 이러한 제안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경고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그것(북한의 요구)은 가당치 않은 입장이었다. 그리고 그들(북한)은 비상대비책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리를 떠나면서 김 위원장에게 "계속 대화하자"고 말했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4월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 북한과의 선제적 전쟁을 요구한 바 있는 볼턴 보좌관으로선 정상회담은 난제였다"며 "하노이 정상회담 결과가 볼턴 보좌관 입장에선 북한이 협상에 의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20년 된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해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지난 겨울 볼턴 보좌관의 인터뷰 발언도 소개했다. 볼턴 보좌관은 당시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경제를 살리고 싶은 갈망이 큰 만큼 어쩌면 핵무기 포기 설득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상황이 변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은 (내가 백악관에 들어오기 전에) 내가 폭스뉴스에 출연한 걸 봐왔기 때문에 모든 이슈에 대해 내가 어떤 입장인지 알고 있다"며 "정부에 들어가면 모든 일에서 다 (대통령을) 이길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이 매체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은 대북 공격이 여전히 가능하고, 군사옵션이 실행가능하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볼턴 보좌관이 백악관 합류 전 "핵을 보유한 북한을 감수하든가 군사력을 동원하든가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선제공격을 주장한 기고 글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그의 대북 협상 회의론도 여전히 그대로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볼턴 보좌관이 백악관에 있더라도 미국이 즉각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은 효과가 별로 없었다"며 서방국가의 한 외교관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 입장에서 골칫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작전 개시를 원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행정부 내에서도 군사력 동원은 현실적인 옵션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당국자는 "1990년대라면 우리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파괴했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때는 (핵 프로그램 배치가) 보다 집중돼 있었고 모든 게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더는 아니다. 너무 크고 흩어져 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매체는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생각한다는 옛 동료의 언급도 소개했다.
옛 참모인 마크 그룸브리지가 볼턴 보좌관에 대해 "그는 자신이 어느정도 대통령을 바꾸고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진짜로 애국자이다. 하지만 마음속 깊이 대통령에 대해 '멍청이'(moron)라고 생각하면서 어떻게 매일 일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볼턴 보좌관은 30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기사는 내가 수년간 본적이 없고 대화도 나누지 않은, 나에 대해 적의를 품은 전직 직원을 인용한 것으로, 그는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며 "그의 언급은 내 견해와 배치되며 해당 기자가 코멘트를 요청한 일도 없다"고 반박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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