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수사단, 윤중천 '24억 사기' 재조사…공소시효도 남아

입력 2019-05-0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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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수사단, 윤중천 '24억 사기' 재조사…공소시효도 남아
사건 발단 됐던 '윤씨-내연 여성 고소戰' 원점서 다시 조사
거액 사기·성폭행 피해 주장해온 여성 두 차례 조사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출범 한 달을 넘긴 '김학의 사건' 수사단이 사건의 원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당시 사귀던 여성에게 24억원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24억원 사기 사건으로 고소전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별장 동영상'의 존재가 드러나고,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뒤따랐던 만큼 이 사건은 여러 의혹을 규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게 수사단의 판단이다. 공소시효도 충분히 남아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전날 윤씨와 내연 관계에 있었던 여성 권모 씨를 불러 자정까지 장시간 조사를 벌였다. 지난달 22일에 이어 두 번째 조사다.
권씨는 2012년 윤씨와 돈 문제로 고소전을 벌인 인물이다. 서울에서 대형 어학원을 운영해 재력이 상당하던 권씨는 빌려 간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다가 2012년 10월 윤씨 부인에게 간통죄로 고소당했다.
이에 권씨는 윤씨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하고 24억원을 뜯겼다며 같은 해 11월 서초경찰서에 윤씨를 강간·사기 혐의로 맞고소했다. 윤씨가 빚을 갚지 않으려고 자신에게 약물을 먹인 뒤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으며, 이를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는 내용이다.
권씨는 윤씨가 갚을 능력이 있는 것처럼 자신을 속였기에 2011∼2012년 수십차례에 걸쳐 24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해왔다. 윤씨는 구체적 사업 계약을 언급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거나, 원주 별장을 팔면 60억원 이상을 받을 수 있기에 변제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안심시켰다고 권씨는 주장했다.
그러나 2013년 검찰 수사에서 윤씨는 권씨에 대한 사기죄를 무혐의 처분받았다. 두 사람이 내연 관계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돈을 가로챘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였다.



권씨 측은 "24억원은 연인 관계에서 호의로 줄 수 있는 돈이 아니며, 특히 권씨가 윤씨와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시점부터 자금을 대여해준 점을 보면 단순히 연인 관계 때문에 돈을 줬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당시 사기 사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소시효 문제로 고민하는 수사단이 이 사건을 주목하는 것은 사기죄 공소시효(10년)가 남아 윤씨를 기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혐의 처분 이후 달라진 상황도 고려할 여지가 있다. 무혐의 처분에 앞서 윤씨는 권씨에게 24억원 중 13억원을 변제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변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권씨는 '별장 동영상' 유출 경로를 밝히는 데도 핵심 인물이다.
2012년 맞고소 과정에서 권씨는 윤씨가 가져간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찾아달라며 사업가였던 지인에게 부탁했는데, 이 승용차 트렁크에서 '별장 성접대' 동영상이 발견됐다.
권씨는 과거 검경 수사에서 윤씨가 동영상을 두고 "크게 한번 써먹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동영상 유출 과정을 추적하다 보면 청와대와 경찰이 어느 시점에 동영상의 존재 여부를 파악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가 경찰 수사에 외압을 넣으려 했다는 의혹을 밝힐 수 있는 단서로도 여겨지는 것이다.
수사단은 조만간 권씨를 다시 불러 사기·동영상 유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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