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문제 제기에 중국 국영기업이 미국 항만 터미널의 지분을 매각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국영 해운기업 중국원양해운(Cosco) 산하 기업인 OOIL은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 터미널 지분 전량을 17억8천만 달러에 매각한다고 전날 홍콩거래소를 통해 공시했다.
OOIL은 홍콩 초대 행정장관을 지낸 퉁치화(董建華)가 1969년 설립한 기업으로, 롱비치 터미널을 30년 이상 운영하면서 물동량 기준으로 로스앤젤레스에 이은 미국 제2의 항만으로 키워냈다.
OOIL은 지난 2017년 코스코에 매각됐으며, 코스코는 이후 OOIL 지분을 75%까지 늘렸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미국 최대 항만 중 하나인 롱비치 터미널의 운영권이 중국 국영기업에 넘어갈 경우 국가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결국 코스코는 롱비치 터미널 지분을 매각하기로 약속했다.
코스코로부터 롱비치 터미널 지분을 사들이는 기업은 호주 매쿼리 그룹 산하의 매쿼리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MIP)이다.
세계적인 금융 그룹인 매쿼리 그룹은 산하 자산운용사를 통해 인프라스트럭처, 부동산, 농업, 에너지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차이나 머니'를 극도로 경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중국 HNA(海航·하이항) 그룹은 지난 2016년 뉴욕 맨해튼 3번가의 21층 빌딩을 사들였으나, 이 빌딩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트럼프 타워에 가깝다는 이유로 미 정부가 매각을 요청하자 어쩔 수 없이 올해 초 손해를 감수하며 빌딩을 매각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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