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차관 "핵합의, 끝을 향해 빠르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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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의 '최대 압박'에 맞서 이란에서 2015년 서방과 타결한 핵합의(JCPOA)를 탈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론화하는 분위기다.
국제 사회와 약속한 핵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를 분기별로 검증했음에도 미국이 이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제재를 복원한 마당에 이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015년 7월 역사적으로 타결된 핵합의가 4년 만에 최대 위기로 치닫는 모양새다.
미국의 탈퇴 뒤 핵합의를 살리겠다는 유럽연합(EU)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핵합의 서명국도 핵합의를 지킨 이란의 경제적 이득을 보장하기 위해 적극적이지 않은 터라 이런 주장은 힘을 얻어가고 있다.
핵합의와 관련해 이란 의회에 구성된 핵정책 위원회의 모즈타바 졸누르 위원장은 1일(현지시간) 메흐르통신에 "미국이 제재를 복원했으니 IAEA에 우리가 협력할 이유가 없다"라며 "핵합의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우리의 선택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핵합의와 NPT를 탈퇴한다는 것은 핵무기 개발을 목표로 하는 핵프로그램을 개시하겠다는 뜻이다.
졸누르 위원장은 "지도부(최고지도자, 최고국가안보위원회 등 정책결정권자)가 아직은 핵합의를 탈퇴하겠다고 결론을 내지 않았다"라며 "핵합의는 미국의 일방적 탈퇴 뒤 사실상 효력이 없어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 측도 자신의 약속과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우리에게 전혀 이익이 되지 못했다"라며 "핵합의는 양쪽이 동시에 약속을 지켜야 하는 데 한쪽이 그렇지 못하다면 계속 이를 지킬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핵협상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도 이란 일간 에테마드 1일자에 "외교적으로 해결해보려고 충분히 노력했지만 이제 할 만큼 했다"라며 "미국의 제재와 다른 서명국의 속수무책에 우리의 희망은 사라졌고 핵합의는 끝을 향해 빠르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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