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특정 부류 우크라이나인들이 속성으로 러시아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명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가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해 오는 6월 초 취임을 앞둔 가운데 서명됐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이번 조치를 젤렌스키 당선자에 대한 정치적 시험으로 간주하고 있다.
러시아 국적을 신청한 지 3개월 안에 속성으로 취득할 수 있는 부류엔 이미 러시아 거주허가증(영주권)을 가진 우크라이나인이나 크림반도에서 태어나 거주하다 2014년 3월 러시아가 병합하기 전 반도를 떠난 우크라이나인 등이 포함된다.
우크라이나인의 러시아 국적 취득 확대를 겨냥한 이번 조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을 한층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거주 주민들이 3개월 안에 러시아 여권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한 바 있다.
'돈바스'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州)와 도네츠크주(州)는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지역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속성 국적 취득 절차를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확대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우크라이나를 자극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시민권 속성 취득 제도가 내정간섭과 분열 조장 책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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