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뇌암 연구에 필수 '동물모델' 한 달 안에 만든다

입력 2019-05-02 10:02   수정 2019-05-02 10:29

난치성 뇌암 연구에 필수 '동물모델' 한 달 안에 만든다
서울대병원 "생쥐 안구 내 뇌암 조직세포 주사로 뇌암모델 확립"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5년 생존율이 2%에 불과한 난치성 뇌암 연구에 필수적인 동물모델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안과 김정훈 교수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환자의 뇌암 조직 세포를 생쥐의 안구 내로 주사하는 난치성 뇌암 동물모델을 확립했다고 2일 밝혔다.
기존 교모세포종 환자 유래 동물모델은 생쥐의 피부밑이나 뇌 조직 안에 환자 유래 세포를 주사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피부밑 모델은 종양이 잘 생기기는 하지만 뇌암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고, 뇌 조직 모델은 종양이 형성되지 않거나 형성되더라도 시간이 수개월 정도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안구 내 망막 조직이 뇌와 마찬가지로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또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유리체라는 공간이 종양세포 증식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안구 내 주사를 통한 난치성 뇌암 동물모델을 고안했다.

실제 교모세포종 환자의 조직에서 유래한 종양세포를 생쥐의 안구 내에 주사하고 4주간 경과를 관찰했을 때, 모든 생쥐의 안구에서 종양이 형성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반면, 같은 세포를 뇌 조직에 주사했을 때에는 6주 이상 두더라도 종양 형성을 관찰할 수 없었다.
안구 내 주사를 통한 교모세포종 동물모델은 한 달 이내에 종양 형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맞춤형 약물의 시험 및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백 교수는 "연구 결과가 앞으로 교모세포종 치료법 평가에 활용돼 생존율이 낮은 난치성 뇌암의 치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생화학분자생물학회지'(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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