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 사랑 바디우·글로벌/로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자동화 사회1 = 베르나르 스티글러 지음. 김지현·박성우·조형준 옮김.
인공지능과 로봇이 주 7일, 24시간 동안 일하는 환경에서 인간과 노동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 답한 책.
저자는 은행 강도 혐의로 교도소에 있던 20대에 철학에 입문했고, 자크 데리다 아래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명령어들의 집합인 알고리즘이 이미 인류의 미래 지식과 노동을 조직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다고 진단하고, 인문학적 사유로 현실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제안한다.
아울러 알고리즘 경제는 일방적 체계가 아니라 쌍방향적 체계라는 특성을 보이지만, 분배 구조는 오히려 독점화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자동화 사회2'는 지식의 미래가 주제다. '업투유'(Up to you) 시리즈 첫 책으로 3권인 '중국에서의 기술에 관한 물음'도 함께 간행됐다.
새물결. 614쪽. 4만8천원.
▲ 감응의 정치학 = 최진석 지음.
이성과 감성,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이분법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개념인 '감응'(Affect, 感應)이라는 틀로 정치, 사회, 문화, 예술을 살폈다.
러시아에서 문화와 반문화의 역동성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정동(情動) 혹은 정서(情緖)로도 번역되는 감응이 철학과 사회비판, 경제, 과학에까지 두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감응이 단편적 감정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감각이며, 개인 신체를 관통하는 힘이라고 설명하면서 이성적 판단과 정서적 유대에서 감응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공동체에 분열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질성의 연대로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린비. 472쪽. 2만3천원.
▲ 라캉 사랑 바디우 = 박영진 지음.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라캉과 바디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두 학자의 관점에서 '사랑'을 분석했다.
저자는 사랑을 이론이나 지식으로 환원하지 못하는 사이로 보면서 수학, 정치, 반철학과 철학이라는 다양한 주제로 사랑을 다룬다.
그는 "사랑이 규정하기 까다로운 수수께끼인 까닭은 그것이 사유를 시작도 끝도, 출구도 입구도 없는 사이의 장소로 데려가기 때문"이라며 "사랑은 사이 공간을 차지하므로 사유를 멍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에디투스. 382쪽. 2만2천원.
▲ 글로벌/로컬 = 롭 윌슨·위말 디싸나야케 엮음. 김용규 옮김.
세계화를 나타내는 말인 '글로벌'과 지역을 강조하는 단어인 '로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 고전.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짐에 따라 글로벌 문화와 로컬 문화가 서로 충돌하고 뒤섞이는 양상을 추적하면서 둘 사이의 상호 접속과 횡단, 혼종(混種)에 주목했다.
에코리브르. 616쪽. 3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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