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앞둔 정효근 "우승 못하고 가서 아쉬워…발전해서 올게요"

입력 2019-05-03 08:01  

입대 앞둔 정효근 "우승 못하고 가서 아쉬워…발전해서 올게요"
"챔프전 패배는 경험 차이…전역 후에는 우승으로 팬들께 보답할 것"



(인천=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그냥 집에서 쉬어요. 심심하면 집 앞 공원에 가서 길거리 농구를 하구요."
시즌을 마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정효근의 취미는 농구였다.
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정효근을 만났다.
6월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어 정신없이 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심심한 비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가끔 길거리 농구를 하거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 외에는 그냥 집에 누워 쉰다"는 그의 말에서 어느 때보다 긴 시즌을 마친 피로감이 엿보였다.
2014-2015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정효근은 이번 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모벤저스'로 불리는 강적 울산 현대모비스를 만났고, 1승 4패로 우승을 놓쳤다.
시리즈 전적으로만 보면 일방적이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접전으로 펼쳐진 경기들이 많았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평균 득점(10.6점)을 기록한 정효근은 전자랜드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창원 LG를 상대로 한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13.7점 7.3리바운드로 맹활약해 팀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정효근은 농구 인생을 통틀어 '결승전' 경험이 거의 없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주류가 아닌 대경고-한양대를 나오다 보니 결승전과는 늘 거리가 멀었다"며 "결승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 챔프전을 앞두고도 실감이 안 나 떨리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전자랜드에서 챔피언 결정전 경험이 없는 선수는 정효근뿐만이 아니었다.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박찬희를 제외하고는 선수단 모두가 챔피언 결정전 경험이 없었다.
선수와 코치로서는 챔피언 결정전을 치러봤던 유도훈 감독도 사령탑으로서는 이번 챔피언 결정전이 처음이었다.
정효근은 "실력보다도 경험에서 현대모비스에 밀렸다"고 돌아봤다.
"현대모비스는 승부처마다 양동근 형, 함지훈 형 등 베테랑들의 손끝에서 '한 방'이 나왔는데, 우리는 그게 부족했다"며 "다음 챔피언 결정전 때는 내가 그런 '한 방'을 터뜨리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효근은 "챔피언 결정전이 끝난 후 감독님이 '이번 준우승은 실패가 아니라 강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과정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님 말씀대로 내가 전역할 때 즈음이면 경험이 쌓인 전자랜드는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라며 "나도 상무에서 개인훈련을 꾸준히 해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 인천 팬들이 정말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입대 전에 우승을 선물해드리지 못해 아쉽고 죄송스럽다"며 "돌아와서는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 올려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효근과의 인터뷰 도중,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이대헌을 만났다.
시즌 종료 후 인터뷰가 쏟아진다는 그는 이날도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정효근은 "아이고 우리 대스타 오셨네"하고 너스레를 떨며 이대헌을 맞이했다.
그는 "정규리그 때 팀원들이 다 고생했는데, 상무 전역 후 플레이오프 때부터 합류해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하는 대헌이가 얄밉기도 하다"며 웃었다.
나이는 이대헌이 한살 많지만, 농구를 늦게 시작한 이대헌이 한 학년을 유급해 둘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로 지내왔다고 했다.
정효근은 "대헌이가 정말 소심했는데, 군대 다녀오더니 성격이 많이 활발해졌다"며 "덩달아 농구 실력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둘은 LG의 한상혁과 함께 조만간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정효근의 '입대 전 마지막 여행'이자, 이대헌·한상혁의 '전역 축하 여행'이다.
상무 입대를 앞둔 정효근에게 해줄 조언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이대헌은 "가서 배우면 되죠"라며 활짝 웃었다.
정효근도 함께 웃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미소였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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