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매체 "경찰, 32건 수사 착수…선거 당국자 100여명 소환"
에르도안 "'패배 수용' 소문은 거짓…법적 싸움 계속"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집권당이 예상을 깨고 시장선거에서 패배한 이스탄불에서 '선거 부정'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주장한 선거 부정행위 혐의 32건에 대해 이스탄불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0명이 넘는 선거 관리 당국자가 경찰서로부터 출두 요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3월 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2주가 넘는 재검표 끝에 지난달 17일 당선증을 받아 이스탄불 광역시장에 취임했다.
집권당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와 표 차는 1만4천표로, 득표율 격차가 0.2%포인트 수준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도 앙카라와 최대도시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에서 모두 패배, 정치적 타격을 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 선거에서 '조직적인 부정'이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결과에 불복하고 선거법 위반 수사를 예고했다.
AKP는 조직적 부정을 이유로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에 이스탄불 선거 취소와 재선거를 공식 요청했다.
YSK는 선거 후 한 달이 지났으나 AKP의 요청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국가비상사태 행정명령으로 직위해제된 전직 공공기관 종사자의 선거권을 제한, 그들의 표를 무효 처리해야 한다는 AKP의 요구는 기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앙카라에서 열린 행사에서 AKP가 이스탄불 선거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는 '소문'을 부인하면서 법적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