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사건 잊어달라"…건설·농업·에너지 자회사 이미지 개선 안간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은 물론 중남미 지역을 뒤흔든 부패 스캔들의 진원지인 브라질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가 회사 이름과 로고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등 이미지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오데브레시 그룹은 건설 부문 자회사 이름을 '오데브레시 엔지니어링 & 건설'에서 OEC로 바꾸기로 했다.
로고의 색깔도 종전의 빨간색을 없애고 녹색과 파란색, 회색을 사용해 새로 만들었다.
회사 측은 "부패 스캔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져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주 집안의 성씨인 오데브레시라는 명칭을 완전히 지우겠다는 의미다.
오데브레시 그룹은 건설 부문에 앞서 농업과 석유·가스, 부동산 부문 자회사의 이름도 각각 Atvos, Ocyan, OR로 변경했다.
주요 자회사 가운데 석유화학 부문의 브라스켐은 오데브레시 명칭이 없어 그대로 두기로 했다.
오데브레시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함께 부패 스캔들의 핵심 기업이다.
브라질에서는 2014년 3월 17일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는 이름의 부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사는 페트로브라스가 장비 및 건설 관련 계약 수주의 대가로 오데브레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2014년 페트로브라스 전직 임원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이 이뤄진 이후 2015년 오데브레시 대표가 체포됐으며 2016년에는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강제구인되는 등 수사가 확대됐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2018년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남부 쿠리치바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브라질 연방검찰과 사법부에 따르면 '라바 자투' 부패 수사 5년 만에 90차례 가까운 재판이 이뤄져 159명에게 2천294년의 징역형이 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는 돈세탁과 범죄단체 조직, 마약밀매, 금융 관련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됐다.
오데브레시가 연루된 부패 스캔들은 중남미 각국으로 확산했다.
오데브레시는 지난 2001년부터 공공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대가로 중남미 9개국의 정치인과 관료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뇌물 규모는 4억6천만 달러(약 5천230억 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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