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중미 이민자 늘어나면서 리오그란데강 사고도 급증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있는 리오그란데강에서 이민자들을 태운 고무보트가 뒤집어져 10개월 아기가 숨지고 7세 소년 등 3명이 실종됐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 밤(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 인근 리오그란데강에서 일가족 등 9명이 탄 고무보트가 전복돼 탑승자 모두가 물에 빠졌다.
아기의 아버지는 가까스로 헤엄쳐 뭍으로 올라왔고, 이후 국경경비대가 강으로 뛰어들어 그의 아내와 6세 아들을 구조했다. 인근 강둑에선 또 다른 남성과 13세 아들도 발견됐다.
아기의 시신은 한참 뒤 몇 ㎞ 떨어진 하류에서 수습됐다.
보트에 타고 있던 이민자들 중 아기의 사촌인 7세 남자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 성인 남성까지 3명이 실종된 상태다.
강을 건너 미국에 밀입국하려는 이민자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리오그란데강의 전복 사고도 이어져 왔다.
이들은 대부분 안전장치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간이 고무보트를 타고 아슬아슬한 모험에 나선다. 탑승 정원은 한참 초과하는 것이 예사고 대부분 구명조끼도 없다.
최근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들어가려는 중미 출신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리오그란데강에서 구조되는 이민자들의 숫자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후 국경경비대는 리오그란데의 델리오 구역에서만 200명 이상을 구조했다. 1년 전보다 800%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익사한 이민자도 5명이 나왔다.
특히 봄철엔 콜로라도와 뉴멕시코주의 산에서 흘러나온 계곡물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사고 위험이 가장 커진다.
육로 이동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사망자부터 익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국경에서 발생한 사망 건수가 지난해에만 283건에 달한다.
리오그란데강이나 인적 없는 사막에서 수습되지 못한 시신까지 더하면서 사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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