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운전 허용' 촉구한 인권운동가 5명 석방

입력 2019-05-03 10:55  

사우디, '여성운전 허용' 촉구한 인권운동가 5명 석방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구금 중이던 여성 운동가 최소 5명을 석방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사우디 사법당국이 인권운동 혐의로 기소된 여성 운동가들의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요구를 받아들여 이날 이들을 석방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사우디 내 운동가 등을 인용해 유명 역사학자이자 여성 운동가인 하툰 알-파시를 비롯해 적어도 5명이 석방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사우디 정부를 상대로 여성운전 허용과 남성 후견인제도 폐지 운동을 펼쳐왔다. 이들과 함께 활동한 다른 운동가 3명은 3월 말 석방됐다.
운동가 대부분은 지난해 6월 사우디에서 여성운전이 허용되기 전 구금됐으며, 올해 3월 시작된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사우디 사법당국은 이들이 외국 외교관 및 언론매체와 접촉한 사실을 들어 적국 및 적국 매체와 내통해 사우디 국내법을 어긴 혐의로 기소했다.
이 사건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 탈피를 시도하고 사회적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와중에도 정치적 억압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어 여성 운동가들의 석방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비롯해 예멘 내전 개입,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 등으로 서방 정부와 인권 단체들의 비판에 직면한 사우디 정부가 국면 전환을 시도하면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슈끄지가 지난해 10월 터키 이스탄불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비밀요원들에게 살해된 이후 사우디의 대외 이미지는 급격히 추락했고 다국적 기업들은 그해 사우디의 주요 투자 콘퍼런스에 대거 불참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사우디가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다시 사우디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지난달 열린 투자 콘퍼런스에는 존 플린트 HSBC홀딩스 PLC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등 거물이 참석했다.
그러나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중에도 사우디 정부의 내부 탄압은 계속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사우디 당국은 지난달 미국인 2명을 포함해 여성 인권을 옹호한 활동가 최소 8명을 체포했다.
또 테러 관련 혐의로 자국인 37명을 참수형에 처했다. 인권운동 단체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사우디 내 소수 종파인 시아파 무슬림 남성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 중 일부는 고문에 의한 자백을 증거로 채택한 불공정한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사우디 정부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이날 여성 활동가들의 석방은 미군 퇴역 장성 출신인 존 애비제이드 주사우디 미국 대사의 사우디 도착일과 맞물렸다. 애비제이드 신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취임한 이래 미국 대사로는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사우디에 부임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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