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체투자 늘린다…한진칼 보유목적 '경영참여' 유지(종합)

입력 2019-05-03 16:03  

국민연금 대체투자 늘린다…한진칼 보유목적 '경영참여' 유지(종합)
투자결정 소요시간 절반 단축하고 신규 자산 적극 투자하기로
한진칼 지분율 4.11%로 감소…박능후 "국민연금 신뢰도 고려해 보유목적 유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국민연금이 부동산·인프라 등 주식·채권 이외의 대체자산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수익률을 제고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2019년도 제4차 회의를 개최하고 '국민연금 대체투자 집행개선 방안'을 의결했다.
대체투자는 전통적인 주식·채권 투자보다 수익성이 높지만 위험성도 그만큼 높다. 대체투자는 그간 국민연금의 수익률에 기여해왔지만 운용여건과 시장상황 등으로 인해 실제 집행이 투자 목표에 미달하고 있다.
기금위는 대체투자 투자목표 달성을 위해 ▲ 대체투자 투자 결정과정 간소화 ▲ 헤지펀드 투자 시 싱글펀드 방식 도입 ▲ 신규 대체투자 자산을 일정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투자하도록 허용 등 3가지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헤지펀드는 시장상황 변동의 위험을 회피(Hedge)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여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집합투자기구이며, 싱글펀드 방식은 기금운용본부가 위탁사 선정, 포트폴리오 구축 등 주요 투자과정을 다른 기관에 맡기지 않고 직접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기금위는 이런 개선방안을 통해 대체투자 결정 소요시간 단축(최대 8주 →4주), 헤지펀드 투자 시 위탁 수수료 절감, 신규 자산에 대한 적극적 투자 검토가 가능해 기금 수익률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률이 -0.92%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에 이어 두 번째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대체투자에서는 11.8%의 수익률을 올려 증시에서의 부진을 만회했다.

기금위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올해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출산율 저하 등 국민연금을 둘러싼 경제·사회적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여건 속에서 국민연금은 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수익률 제고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금위는 이날 향후 5년간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를 결정하는 '중기자산배분안(2020∼2024년)'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 다음 기금위에서 최종 자산배분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또 한진칼 주식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유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으며 주주총회에서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해당하는 정관변경을 제안했다.
'회사·자회사와 관련해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는 이사직을 즉시 상실한다'는 내용의 정관변경 요구는 당시 27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재판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의 한진칼 이사 자격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주주총회에서 이 주주제안은 찬성 48.66%, 반대 49.29%, 기권 2.04%로 부결됐다.
당시 국민연금의 한진칼 지분율은 7.34%였으나 최근 4.11%까지 감소했다. 국민연금이 직접 보유한 한진칼 주식은 없으며,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들이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율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이날 기금위에는 보유목적을 다시 단순투자로 변경하는 검토안이 올라왔으나 논의 끝에 보유목적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기관인데 불과 몇 개월 만에 보유목적을 변경하면 조직 신뢰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금위는 향후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뒤 한진칼 주식 보유목적 변경 등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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