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도전한 궈타이밍, 공장 의구심 일축하고 "미국과 경제유대 강화"
(시카고·선양=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차병섭 특파원 =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 회장이 미국 위스콘신주 제조단지 건립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뜻을 재확인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밀워키 저널 센티널 등에 따르면 궈 회장은 전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위스콘신 공장 설립과 관련한 항간의 의구심을 일축하면서 "내년 5월 공장 가동 시작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궈 회장이 곧 위스콘신주에 추가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궈 회장은 2일 위스콘신주에서 토니 에버스 신임 주지사 및 고위 경제 관료들과 비공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위스콘신주와 폭스콘 간 공장 건립 계약은 애초 공화당 소속 스콧 워커 전 주지사가 성사시켰으나 워커 주지사가 지난 선거에서 패하며 후임인 민주당 소속 에버스 주지사가 열쇠를 물려받았다.
에버스 주지사는 폭스콘과의 계약을 "납세자 혈세를 축내는 형편없는 거래"로 비난하면서 "당선되면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하지만 궈 회장과 만난 후 에버스 주지사는 "우리가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한 답을 얻고 싶었고, 건립 계획 진척 상황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의구심을 일정 부분 해소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폭스콘 공장 유치 자체를 반대한 일은 결코 없다"고 밝혔다.
애플 외에 아마존·구글 등을 고객으로 보유한 폭스콘은 위스콘신주 남동부 라신 카운티 마운트플레전트에 총 18만㎡ 규모의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 캠퍼스'를 조성하고, 평면 스크린 패널 제조 설비를 올여름 짓기 시작해 내년부터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폭스콘은 작년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궈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갖고 시설 조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 1월 폭스콘 최고경영진 중 한 명이 위스콘신 부지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 대신 연구·개발 센터를 확대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혼란을 안겼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폭스콘 관계자들과 만나 공장 설립 계획을 유지하도록 했고, 폭스콘 측은 위스콘신주에 최대 100억 달러(약 11조 원)를 투자하고 1만3천 명을 고용하겠다는 애초 약속을 그대로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지난달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선언한 궈 회장은 전날 백악관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의 평화와 안정,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후 "미국과 대만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함과 동시에 양국 경제 관계를 최우선에 놓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만중앙통신(CNA)은 궈 회장이 이번 방미 도중 중국을 향해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존재를 인정하고 국제무대에서 대만에 더 많은 활동공간을 줄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후 워싱턴 DC에서 위스콘신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만은 중국에서 떼어낼 수 없는 부분이며, 중국에 속한다"면서도 "국제적인 공간 없이는 대만 지도자들이 외국을 방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양측간 평화의 토대를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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