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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전 세계 가톨릭교회 사제들의 아동 성 학대 파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국인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관련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톨릭 성직자에 의한 성 학대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인 '사제 성 학대 그만'(ECA) 등은 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촉구했다고 로이터·AP통신 등이 전했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에서 아동 성 학대 문제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실현하지 못한다면 세계 어디에서도 그 원칙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면서 교황의 아르헨티나 방문과 피해자 접견을 촉구했다.
ECA 관계자는 "아르헨티나는 교황이 더 큰 권한과 영향력을 지닌 곳"이라며 "가톨릭교회의 아동 성 학대 문제에 맞선 싸움에서 상징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2013년 교황 선출 전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봉직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공식적으로는 한 번도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적이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아동 성 학대 의혹과 관련해 아르헨티나 내 가톨릭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낸 사람들도 참석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핵심 인사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아르헨티나 출신 구스타보 오스카 산체타 주교의 성 추문 의혹이 언론으로부터 제기돼 현지 가톨릭계가 술렁인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미국을 비롯해 칠레, 호주, 독일 등 세계 주요 지역에서 성직자들이 과거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성 학대 행위가 속속 드러나며 가톨릭교회가 신뢰의 위기에 봉착하자 전 세계 가톨릭 고위 성직자들을 소집해 지난 2월 아동 성 학대 예방 대책회의를 여는 등 사태 진화에 부심해왔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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