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인구는 줄어드는데 범죄 피해아동은 증가세

어린이 인구는 줄어드는데 범죄 피해아동은 증가세
가정폭력·아동학대 등 큰 폭 증가…"사각지대 피해자 드러난 결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전체 범죄 피해자 수가 줄고 어린이 인구도 감소하지만 범죄 피해를 겪는 어린이는 해마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실린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12세 이하 범죄 피해자는 2013년 1만2천299명에서 2014년 1만2천356명, 2015년 1만3천133명, 2016년 1만3천313명, 2017년 1만3천569명으로 꾸준히 늘어 4년 새 10.3%(1천270명) 증가했다.
반면 통계청 추계인구를 보면, 같은 기간(2013∼2017년) 12세 이하 인구는 616만7천명에서 577만8천명으로 6.3%(38만9천명) 감소했다. 이 기간 전체 범죄 피해자 수도 185만7천276명에서 166만2천341명으로 10.5%(19만4천935명) 줄었다.
12세 이하 범죄 피해자가 당한 범죄 유형 가운데 '기타범죄'가 618명에서 2천795명으로 2천명 이상 늘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경찰범죄통계 죄명 분류표의 기타범죄에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아동학대 처벌법 위반', '유기와 학대의 죄',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이 포함돼 있다.
폭행 피해자는 560명에서 840명으로 280명(50%), 횡령은 90명에서 217명으로 127명(141%) 각각 늘어 역시 증가폭이 컸다.
경찰청 관계자는 "2013년 이후 아동학대 관련 범죄 피해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아동학대 처벌법이 공포되는 등 아동학대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피해자가 드러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찰청이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분석한 통계를 보면 동거친족인 경우가 2013년 1만6천337명에서 2017년 3만2천389명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 이 가운데 폭행이 같은 기간 1만2천83명 늘었고, 기타범죄도 2천347명 증가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숨어있던 피해자가 늘어나는 것도 있지만, 제대로 양육할 능력이 없는 부모에게 아이가 학대당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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